큐티풀 박현경, 이예원 꺾고 ‘매치 퀸’ 등극…통산 5승째 신고

고봉준 2024. 5. 1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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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이 19일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최고 인기 스타 박현경(24)이 마침내 ‘매치 퀸’으로 등극했다. 박현경은 19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이예원(21)을 꺾고 정상을 밟았다. 16번 홀(파3)까지 1다운으로 뒤졌지만, 파4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끝내기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앞서 파를 기록한 이예원을 물리쳤다.

이로써 박현경은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매치플레이 제패는 2019년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억2500만원이다. 캐디로 호흡을 맞춘 아버지 박세수 씨와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힌 박현경은 “18번 홀 버디 퍼트가 홀로 들어가는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든 하루였다. 마지막에는 수전증이 오는 줄 알았다”면서 “다행히 침착하게 마무리를 잘해서 기쁘다. 무엇보다 영원한 스승이신 아버지에게 좋은 선물을 드려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현경은 고교 시절부터 국가대표 유망주로 활약했다. 2018년에는 US여자오픈 한국 지역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일찌감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경험하기도 했다. 실력을 검증받은 박현경은 금세 인기 스타로 발돋움했다. 귀여운 외모와 타고난 스타성을 앞세워 현재 KLPGA 투어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자랑한다. 자신의 별명을 딴 ‘큐티풀(큐티와 뷰티풀의 합성어)’이란 이름의 열혈 팬클럽은 전국 각지를 따라다니며 박현경을 응원할 정도다.

지난해까지 통산 4승을 거둔 박현경은 올해 들어 더욱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비거리를 최대 20야드 정도 늘린 덕분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세컨드 샷을 가장 먼저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동료들과 비슷한 위치로 티샷을 보냈다. 실제 기록상으로도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지난해 238.04야드(59위)에서 올해 246.90야드(27위)로 늘었다.

박현경(앞)이 19일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을 마친 뒤 이날 캐디로 호흡을 맞춘 아버지 박세수 씨와 포옹하는 박현경. 사진 KLPGA

자신감이 더해진 박현경은 앞서 치른 8개 대회에서 톱10을 5번 기록하며 우승 희망을 키웠다. 이어 1대1 맞대결 방식의 이번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유효주와 문정민, 이소영, 이예원을 차례로 물리치면서 매치 퀸 칭호를 따냈다.

이날 경기는 오전 8시부터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차례로 열렸다. 준결승전에선 박현경과 이예원이 각각 이소영과 윤이나를 꺾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1시 45분부터 펼쳐진 결승전의 초반 분위기는 박현경 편이었다. 1번 홀(파4)과 파4 4번 홀, 5번 홀을 차례로 잡아 한때 3업으로 치고 나갔다. 7번 홀(파4) 버디를 낚은 이예원에게 한 홀을 내주기는 했지만, 경기 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파5 12번 홀과 파3 13번 홀에서 샷이 흔들리면서 연달아 홀을 내줘 결국 균형을 이뤘다.

분위기를 바꾼 이예원은 파5 15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 옆으로 붙인 뒤 어프로치를 컵 옆으로 갖다놓아 버디를 잡았다. 이 홀에서 파를 기록한 박현경은 수세로 몰렸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18번 홀에서 2m 조금 안 되는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직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제패했던 이예원은 2주 연속 우승을 놓쳤다.

후배 이예원과 절친한 사이이기도 한 박현경은 “강한 상대를 만나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 최근 들어 (이)예원이가 워낙 샷 감각이 좋아서 3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따라잡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긴장을 해서인지 경기 중반에는 퍼트 스트로크도 많이 흔들렸다”고 힘겨웠던 우승 과정을 복기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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