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러 교류 현황 보고 받았다…"방북 준비 진행 중"

백일현 2024. 5. 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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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을 열고 마주앉아 웃고 있다. 4년 5개월 만에 열린 이날 북러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은 한반도 및 유럽의 정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북한) 방문을 위한 준비가 제 속도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 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진행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방북 초청을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월 러시아를 방문했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 2월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북·러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 서명할 공동 문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에게 북·러 교류 현황도 보고 받았다. 코즐로프 장관은 북·러 관광 교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국 동지(Korean comrades)들과 함께할 큰 계획들이 있다. 최근 일부를 실행했다. 단체 관광객 교류가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모스크바 동물원 관계자들과 발레 무용수들이 최근 북한을 방문했고, 양국 간 식물육종도 논의중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월 러시아를 찾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자국 내 서방은행의 자산 압류


반면 서방과는 한층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레닌그라드 지역 중재법원이 서방 은행 3곳이 러시아에 보유한 7억 유로 이상(약 1조1000억원) 자산을 동결하도록 명령했다. 자산 압류 명령을 받은 은행은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4억6270만 유로 상당)와 독일 도이체방크(2억3860만 유로), 독일 코메르츠방크(9370만 유로)다.

이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RCA(RusChemAlliance)가 우니크레디트 등이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이들 은행은 RCA가 2021년 독일 회사 린데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우스틀루가에 가스 플랜트 건설 계약을 맺을 때 보증을 섰으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의 제재로 작업이 중단됐다.

유럽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러시아 사업을 축소하라는 압력도 받아왔다. FT는 ECB가 러시아에 진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은행들에 러시아 철수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한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서방은행 중 러시아 사업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우니크레디트는 6월 1일까지 운영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역을 ECB에 제공할 것을 요구받았다.

러시아 내 최대 서방 은행인 오스트리아의 라이파이젠 은행(RBI)은 2026년까지 러시아에서의 대출을 현재의 3분의 2까지 감축할 것을 요구받았다. RBI는 러시아 자산을 유럽 자산과 교환하는 거래를 하려다 미국 당국의 압력으로 지난주 해당 거래를 포기했다.

서방은행 중 러시아 사업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이탈리아의 우니크레디트 은행 로고. 연합뉴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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