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만54세 생일 우승으로 자축…KPGA 최고령 우승 신기록
KPGA투어 100번째 대회서 17승
프로 데뷔 이후 통산 30승도 채워
“이러다가 우승 하는 거 아니예요?”
지난 14일 열린 SK텔레콤 오픈 프로암 때 대회장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동반자인 최경주(54·SK텔레콤)의 플레이에 감탄하면서 던진 덕담이다. 그러자 최경주는 “후배들 사기를 감안해 우승은 양보하고 준우승에 도전하겠다. 하지만 컷 통과만 해도 좋겠다”고 웃으며 답했다는 후일담이다.
그랬던 최경주가 자신의 만 54세 생일날, KPGA투어 100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것도 극적인 승부였다.
최경주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5개에 버디 2개를 묶어 3오버파 74타를 쳤다.
나흘간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최경주는 박상현(41·동아제약)과 공동 선두로 72홀째를 마쳤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천금같은 파를 잡아 우승 상금 2억6000만 원을 획득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대회 최다승을 4승째로 늘렸다.
지난 2012년 CJ인비테이셔널 호스티드 바이 KJ CHOI 이후 11년7개월15일만의 KPGA투어 통산 17승째다. 또한 KPGA투어 최고령 우승 신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최상호가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수립한 50세 4개월 25일이다.
해외 투어까지 포함한 프로 통산 우승은 30승째다. 그는 PGA투어에서 8승과 챔피언스투어 1승, 유러피언골프투어(현 DP월드투어) 1승, 아시안투어 1승, 그리고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에서 통산 2승 등 해외에서도 통산 13승을 거두고 있다.
최경주는 5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 가면서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피로가 누적되어서인지 샷감과 퍼트감이 급격히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4번 홀(파5)과 7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최경주는 9번 홀(파5)에서 2.5m 가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데 이어 11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잃었던 타수를 모두 만회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12번과 13번 홀(이상 파4)에서 3퍼트로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는 사이 2조 앞서서 경기를 펼친 박상현(40·동아제약)이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승부처가 된 16번 홀(파5)을 파로 넘긴 최경주는 17번 홀(파3)에서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진 것. 하지만 두 번째 벙커샷을 홀 50cm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1타 차 2위의 박상현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샷이 그린 뒷 쪽 프린지에 떨어진 뒤 퍼터로 친 세 번째샷이 홀에 2m 가량 미치지 못해 위기를 맞았으나 파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 단독 2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 최경주의 두 번째샷이 그린 뒷쪽 벙커에 빠져 마지막 위기를 자초했다. 세 번째샷을 홀과 6m 가량의 거리에 올렸으나 파퍼트가 홀을 살짝 외면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최경주는 두 번째샷이 페널티 구역 내 작은 섬 모양의 러프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반면 박상현은 두 번째샷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무난히 파로 홀아웃했다.
패색이 짙었던 최경주는 세 번째샷을 홀 1m 지점에 떨궈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연장 2차전으로 끌고 갔다. 54도 웨지 대신 59도 웨지로 스핀을 주지 않고 굴러가는 샷을 한 것이 주효했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1차전과는 정반대 양상이었다. 최경주는 투온에 성공한 반면 박상현의 두 번째샷은 그린 앞 러프 지역에 떨어졌다. 박상현의 세 번째샷이 홀 3m 지점에 떨어져 보기를 범하자 최경주는 무난히 파퍼트를 성공시켜 피를 말리는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경주는 “SK텔레콤 40주년에 대회 네 번째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라며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승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후배들과 좋은 경기 끝에 우승하게 됐다”라며 “마지막 17번과 18번 홀에서는 허리 통증이 심해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연장 1차전에서 두 번째샷을 하고나서 페널티 구역에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갤러리 반응을 보고 살아 있는 걸 알았다. 가 보니 손으로 놓아도 그렇게 좋을 수 없는 라이였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라운드를 마치고나서도 촌각을 다투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6시50분 무안행 비행기를 타고 목포로 가서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과 짧은 만남을 한 뒤 용산행 KTX 막차를 타고 상경한다. 그리고 20일 오후 미국으로 건너가 휴식없이 PGA챔피언스 메이저대회인 키친 에이드 PGA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장종민(30), 김백준(23·팀속초아이), 이태훈(33), 이승택(28)이 공동 3위(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서귀포=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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