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지 않으면 무엇이 여성"…일본 女외무상, 유세 발언 논란

김지혜 2024. 5. 1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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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EPA=연합뉴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추천 후보를 지지하며 "이분을 우리 여성이 낳지 않으면 무엇이 여성인가"라고 말했다가 '여성 배려 결여' 논란이 일었다.

19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여성인 가미카와 외무상은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를 앞두고 지난 18일 시즈오카시에서 집권 자민당이 추천한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 도중 이같이 언급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시즈오카현을 지역구로 둔 자민당 중의원(하원) 의원으로 최근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은 오는 26일 치러지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 남성인 오무라 신이치 전 시즈오카현 부지사를 추천했다.

당일 연설 현장에는 여성이 많았으며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100명이 넘는 청중이 박수를 보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과거 선거 연설에서도 "낳는 고통이 있지만 꼭 낳아 달라"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새로운 지사 선출을 바라는 취지로 '낳다'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출산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발언을 두고 "새 지사를 탄생시키자는 취지였지만, 출산하고 싶어도 곤란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 오사카 세이지 대표 대행은 18일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성평등과 선택적 부부 별성 제도에 찬성하지 않는 자민당 체질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가미카와 외무상은 19일 오전 시즈오카시에서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여성의 힘으로 미래를 바꾸겠다는 나의 진의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발언을) 철회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발언에 대한 가미카와 외무상의 사과는 없었다"며 그가 준비한 종이만 읽었을 뿐 기자의 질의에는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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