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클럽' 레버쿠젠, 독일 최초 무패 우승 이어 '유럽 최초 무패 3관왕'까지 도전

무패우승을 달성한 바이어04레버쿠젠.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바이어04레버쿠젠이 전인미답의 경지를 밟아나간다.

18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34라운드를 치른 레버쿠젠이 아우크스부르크에 2-1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 최대 관심사는 레버쿠젠의 무패 우승 여부였다. 레버쿠젠은 이 경기 전까지 27승 6무를 거둬 승점 87점으로 우승을 확정한 상황이었다. 즉 아우크스부르크에 패하지만 않으면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로 무패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레버쿠젠이 마침내 아무도 가닿지 못했던 역사에 도달했다. 전반 12분 강한 전방압박으로 아민 아들리가 상대 골키퍼의 공을 뺏었고, 뒤이은 패스를 빅터 보니페이스가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전반 27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오딜롱 코수누가 때린 슈팅이 수비를 맞고 흐르자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뒷발을 이용해 감각적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17분 2005년생 메르트 쾨뮈어에게 감아차기 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내며 최종적으로 28승 6무, 승점 90점으로 무패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레버쿠젠이 120년 구단 역사 첫 우승을 무패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강등권까지 추락했던 팀이 극적으로 부활했다. 시즌 도중 부임한 샤비 알론소 감독은 빠르게 자신의 색채를 입혀 레버쿠젠을 단단한 팀으로 재탄생시켰다. 플로리안 비르츠, 제레미 프림퐁, 요나탄 타 등 기존 선수들은 선수 경력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빅터 보니페이스, 그라니트 자카,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등 신입생들도 마치 몇 년 동안 함께해온 듯 팀에 녹아들었다.

샤비 알론소 바이어04레버쿠젠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레버쿠젠은 잘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한 시즌 내내 패배를 잊고 질주했다. 기본적으로 알론소 감독은 중앙으로 집요하게 공을 전개시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균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비르츠, 자카 등 공을 잘 다루고 공간 이해도가 뛰어난 선수가 여럿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측면 파괴력도 배가시켰다. 왼쪽 윙백 그리말도는 주로 중앙으로 전진하면서도 상황에 맞게 측면 지원에 나서 리그 10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도움왕을 차지했고,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프림퐁은 보다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리그 9골 7도움을 기록했다. 이따금 후보로 나왔던 네이선 텔러의 활약도 좋았다.

레버쿠젠은 서서히 무패를 쌓아가며 위닝 멘탈리티도 함께 쌓았다. 올 시즌 레버쿠젠이 후반 추가시간에 득점해 결과를 바꾼 경우는 지금까지 총 11경기나 된다.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는 축구를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보니페이스가 부상으로 빠져있을 때 스트라이커로 파트리크 시크와 아담 흘로제크가 번갈아 가며 활약한 게 결정적이었다.

독일 무패 우승으로 새 역사를 쓴 레버쿠젠이 연이어 기록 달성에 나선다. 23일에는 아탈란타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을, 26일에는 카이저슬라우테른과 DFB 포칼(독일 FA컵) 결승을 치른다. 이 두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레버쿠젠은 유럽 구단 중 최초로 UEFA 클럽대항전을 포함한 무패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다.

사진= 바이어04레버쿠젠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