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생각날 때, 5분만 참으면 성공…금단증상 없애는 요령 [건강한 가족]

권선미 2024. 5. 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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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성공률 높이는 전략

연초를 직접 태우는 궐련 대신 전자담배로 흡연하는 사람이 많다. 전자담배는 연기·냄새가 덜 나고, 독성이 덜하다는 생각에 무심코 연달아 피우는 연쇄 흡연으로 흡연량이 늘어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 다양한 맛·디자인 등으로 흡연에 대한 위험 인식을 약화하기도 한다. 같은 흡연자라도 전자담배 사용자는 금연을 덜 시도하고, 지속 흡연 위험이 2배가량 높다는 연구도 있다.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계기로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전략을 소개한다.

흡연자에게 금연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한국은 전자담배를 피우면서 궐련도 같이 피우는 이중 흡연으로 니코틴 노출량이 더 높은 흡연 행태를 보인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금연에 도움이 되거나 덜 해로운 전자담배란 없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전자담배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담배는 유해하고, 담배에서 안전한 노출 수준은 없다고 강조한다.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공통적인 폐 질환 손상 등 경로를 공유하는 데다, 맛·향을 위한 첨가물을 더해 새로운 폐 손상 기전까지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자담배의 가향 물질이 급성 폐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자담배로 인한 기도 자극은 폐 상피세포의 손상을 유발해 천식,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 위험성을 높인다. 또 니코틴성 구내염으로 입이 잘 마르고 입안 점막이 헐 수 있다.


니코틴 갈망, 5분 참으면 사라져


금연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전략이 중요하다.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지영민 교수는 “서서히 흡연량을 줄이든, 단번에 끊든 금연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금연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1년 동안 금연을 유지할 가능성은 3~5%에 불과하다. 여러 차례 금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5분 이내 첫 담배를 피우거나, 하루 한 갑(20개비) 이상 흡연하는 등 니코틴 의존도가 높다면 전문적인 금연 상담·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보건소나 병의원을 중심으로 12주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니코틴 의존도가 높을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고 초조·불안·짜증 같은 금단 증상으로 금연을 지속하기 어렵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조인영 교수는 “금연 가장 중요하지만, 체내 니코틴 농도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흡연 욕구에 적절히 대처해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배를 끊으면서 나타나는 니코틴 갈망은 3~5분 정도 참으면 사라진다. 담배가 생각날 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심호흡을 하거나, 물을 마시거나, 건너편 건물의 유리창을 세는 등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금연 실패해도 계속 도전 중요


니코틴 갈망으로 금단 증상이 심할 땐 니코틴 대체요법(NRT·Nicotine Replacement Therapy)을 시도한다. 지영민 교수는 “니코틴 패치·껌·사탕 등으로 다양한 형태로 니코틴을 일시적으로 공급해 흡연 욕구를 줄여주면서 금단 증상을 완화한다”고 말했다. 패치는 일정 시간 혈중 니코틴 농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지속형이고, 껌·사탕은 짧은 시간에 빠르게 니코틴이 흡수되는 속효성이다. 처음엔 고용량을 사용하다 점진적으로 용량을 줄여나간다. 대략 8~12주 정도 니코틴 대체요법을 시도하면 뇌에서 니코틴에 작용하는 수용체의 양이 줄면서 금연 유지가 수월해진다.

돌발적 흡연 충동으로 견디기 힘들다면 니코틴 껌·사탕 같은 속효성 제품이 적절하다. 니코틴 껌·사탕은 천천히 씹거나 빨아 먹으면서 구강 점막을 통해 니코틴이 체내로 흡수되도록 한다. 니코틴 껌·사탕을 먹다가 강한 맛이나 얼얼한 느낌이 들면 진정될 때까지 볼 안쪽에 넣어둔다. 니코틴 패치제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흡연 욕구가 심한 경우에 좋다. 금연을 결심한 날 아침부터 팔이나 가슴·등·엉덩이 등 매일 서로 다른 부위에 돌아가며 매일 한 장씩 붙여준다. 조인영 교수는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니코틴 대체요법을 찾아 적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하는 경우엔 전문적인 금연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바레니클린·부프로피온 등 금연 치료제는 니코틴이 뇌에서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도파민 분비량을 늘려 흡연 욕구를 없앤다. 국내 금연임상진료지침에서는 금연 성공률이 높은 바레니클린 성분의 금연 치료제를 니코틴 대체요법보다 우선 권고한다. 노성원 교수는 “바레니클린 단독으로 충분한 금연 효과가 떨어진다면 초기 니코틴 갈망 자극을 줄여주기 위해 NRT병용 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바레니클린·NRT 병용 치료는 바레니클린 단독 치료보다 금연 성공률이 27% 높다는 연구도 있다. 담배는 첫 시도에 끊기 어렵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 대부분은 금단 증상 등으로 3~4번의 실패를 거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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