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방문은 '필승' 공식? 두산도 박정원 회장 앞에서 승리
프로야구 구단주들의 격려 방문이 올 시즌 '필승' 공식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62) 두산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를 '직관'했다. 박 회장이 잠실구장을 찾은 건 두산의 홈 개막전이었던 3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다.
박 회장은 시즌 중 꾸준히 잠실을 찾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등 야구단에 큰 애정을 가진 구단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두산 선수들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선수단에 최고급 태블릿PC를 지급하기도 했다. 두산 관계자는 "스프링캠프에도 매년(코로나19팬데믹 시기 제외) 방문해 선수단에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음을 써주셨다"고 했다.
두산은 이날 박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8-3으로 이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4+2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한 주장 양석환이 1회 선제 3점포와 5회 쐐기 2점포를 터트리면서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구단주 앞에서 프로 감독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전날(17일)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롯데 구단주인 신동빈(69) 롯데그룹 회장이 잠실구장 관중석을 지켰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13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 이후 약 11개월 만에 직접 야구장을 찾아 롯데 구단 점퍼와 모자를 쓰고 경기를 관전했다.
최하위 롯데도 이날 구단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5-1로 이겼다. '마황' 황성빈이 2안타 2볼넷으로 네 차례 출루하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외국인 선발 에런 윌커슨도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차례로 야구장을 방문한 두 구단주 앞에서 양 팀이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누어 가진 셈이다.
이에 앞서 한화도 올 시즌 '회장님 직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구단주인 김승연(72) 한화그룹 회장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방문한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김 회장은 한화의 홈 개막전이었던 3월 29일 KT 위즈전에서 5년 만에 야구장에 모습을 보였고, 그로부터 42일 뒤인 지난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도 다시 나타나 한화를 응원했다. 한화는 두 경기 모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둬 김 회장의 함박웃음을 끌어냈다.
김 회장이 방문한 두 경기와 17~18일 잠실 경기는 모두 만원 관중 앞에서 열렸다는 공통점도 있다. 잠실 만원 관중은 2만3750명, 대전 만원 관중은 1만2000명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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