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주연’ 골프 영화 개봉박두…쉰 넷 생일날 우승 예약
대회 마지막날 생일…KPGA 최고령 우승 도전
우승시 12년여만에 국내 17승째, 프로 통산 29승
“만약 우승하면 감동적인 한 편의 영화가 될 것 같다.”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 3라운드 때 챔피언조를 따라 다니는 갤러리 틈 속에서 한 여성 골프팬이 불쑥 던진 한 마디다.
영화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한국산 탱크’ 최경주(53·SK텔레콤)다. 최경주는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중간합계 6언더파 207타로 이틀 연속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찼다. 2위 장동규(35)와는 5타 차이다.
최경주는 대회 마지막날인 19일이 만 54세가 되는 생일이다. 만약 우승하면 생일날 우승도 극적이지만 KPGA투어 최고령 우승 신기록이다. KPGA투어 최고령 우승은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최상호가 기록한 50세 4개월 25일이다.
KPGA투어 우승은 지난 2012년 CJ인비테이셔널 호스티드 바이 KJ CHOI 이후 11년7개월15일만으로 통산 17승째다. PGA투어 8승과 챔피언스투어 1승, 유러피언골프투어(현 DP월드투어) 1승, 그리고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2승 등 해외 대회 12승을 더하면 프로 통산 29승째가 된다.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최경주는 풍부한 투어 경험과 초인적 집중력으로 아들뻘 후배들과 겨뤄 당당히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시차적응을 미처 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그의 현재까지 경기력은 후배들에게 엄청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최경주는 이 대회 출전에 앞서 지난 13일 막을 내린 PGA챔피언스투어 레지온트래디션에서 공동 6위에 입상한 뒤 화요일에 입국했다. 입국하자마자 프로암, 대회 개막 하루전인 수요일에는 채리티 오픈에 참가하는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최경주는 1라운드 때 초속 10m의 강풍에도 이븐파로 버텼다. 그리고 2라운드에서는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골라 잡아 7언더파 64타를 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대회 사흘째는 앞선 이틀간 경기력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솔직이 몸이 무거웠다. 하지만 7번 홀 더블보기를 제외하곤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면서 “코스 공략이 쉽지 않다. 핀 위치가 까다롭고 그린이 딱딱하다. 이런 조건에서 굉장히 오랜만에 경기한다. 즐겁다. 이틀 동안 선두 자리에 있는 것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코스 세팅에다 러프를 좀 더 길게하고 페어웨이 폭만 좁힌다면 US오픈 코스에 전혀 손색이 없다고 했다. 최경주는 “그린 위에 꽂혀 있는 핀 위치가 심리적인 압박을 주고 있다. 티잉 구역에서 보는 그린이랑 페어웨이서 보는 그린이랑 다르다. 2번째 샷의 공략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이라며 “이런 코스에서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정말 배울 점들이 많을 것이다. 아이언샷의 중요성도 깨달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보면서 KPGA투어 코스 세팅이 많이 선진화 됐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작년 하와이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에 KPGA 경기위원과 실무진을 대동하고 직접 견학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경주는 “당시 교류가 100% 효과기 있었다고 본다. 핀 위치도 그렇고 코스 자체의 난도가 올라갔다. 이 모든 것은 선수들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대회의 경우 선수들이 핀크스를 정복하기 위한 샷과 구질 그리고 전략 등을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성장했을 것이다. 그린 디자인 자체가 선수들에게 압박을 주고 있다. 선수들이 좀 더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런 코스에서는 경기력이 확실히 향상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 임하는 전략도 밝혔다. 최경주는 “우선 잘 먹고 잘 쉬겠다. 오늘도 시차 때문에 새벽 5시에 잠에서 깨어났다. 선두에 있다 보니까 인간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웃으면서 “기대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게 된 만큼 모든 걸 내려놓고 편안하게 경기하겠다. 우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언샷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경주의 선전에 후배들도 혀를 내둘렀다.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는 김경태(37)는 “대단하다”고 웃으며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다. 골프에 대한 열정을 컨트롤하기 어려운데 최경주 선배님은 계속 열정을 갖고 도전을 하고 계신다. 우리 후배들에게는 귀감이 아닐 수 없다”고 경의를 표했다.
국내와 해외(일본투어) 각각 1승이 있는 장동규는 보기와 버디를 3개씩 주고 받았으나 이글 1개를 잡아 2언더파 69타를 쳐 단독 2위에 자리했다.
최경주와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펼치게 될 장동규는 “골프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웃으며 “내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퍼트만 잘 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전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승을 위해서는 파3홀 공략을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최종라운드 바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파3홀과 티샷에 신경을 써서 플레이하도록 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서귀포=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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