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12년 만에 우승할까...SK텔레콤 오픈 5타 차 선두
최경주가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0타를 쳤다. 중간합계 6언더파로 장동규에 5타 차 선두다. 김경태, 이승택이 이븐파 공동 3위에서 추격한다.
최경주는 54세 생일인 19일 우승에 도전한다. 역대 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은 2005년 최상호가 KT&G 매경오픈에서 달성한 만 50세 4개월 25일이다. 최경주가 그 기록을 깰 수 있다.
최경주가 한국에서 마지막 우승한 건 12년 전인 2012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다.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건 16년 전인 2008년이 마지막이다.
3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언더파를 친 선수는 최경주와 장동규 딱 둘 뿐이었다. 바람이 많지 않았는데도 선수들이 매우 힘들어했다. 최경주는 첫 홀에서 1.5m 버디를 잡았지만 7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등 고생도 했다. 버디 3개에 보기 2, 더블보기 1개를 쳤다.
장동규는 “핀이 구석에 있어 공간이 없다. 그린이 딱딱해 뒷바람 불 때는 볼이 서지 않는다. 페어웨이가 넓어 티샷 부담이 적은 것 외에는 한국오픈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페어웨이가 조금 좁아지고 러프가 좀 더 길어진다면 US오픈에 버금가는 난도다. 그린 모양이 선수들에게 매우 압박감을 주는데다 핀 포지션이 어렵고, 그린이 매우 딱딱해 첫 바운스가 6~7m 정도 튄다. 그린을 놓치고 파세이브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오랜만에 메이저다운 코스세팅이다. 아이언샷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력도 중요하다. 최경주는 챔피언스 투어에서 뛴다. 몇 년간 주로 3라운드 경기를 했다. SK텔레콤 오픈은 4라운드다. 최경주는 “(나이가 드니) 회복력이 떨어져 채를 들고 나가면 뭔가 삐그덕 삐그덕한다. 잘 자고 잘 먹고, 아침에 몸을 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표정이 밝았다. 그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2주 연속 경기력이 좋고 특히 아이언 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장동규는 “(타수 차이가 많이 나지만) 골프는 모르고 내일 결과도 모른다. 퍼트가 잘 된다면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리더보드 상위권에 등장한 김경태는 “4년 여 스윙할 때 송곳으로 등을 찌르는 듯한 고통 때문에 몇 백 번 그만둘 생각을 했으나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지 않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사실 이번 대회 우승은 생각 안 하고 내일 내용이 좋은 경기를 하면 만족이다. 내일 안 아프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지키는 코스(어려운 코스)를 좋아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제주=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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