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한, 삼호컵 국제볼링대회 우승...14년만에 생애 첫 정상
윤명한(43·MK글로리아)이 DSD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에서 데뷔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윤명한은 지난 16일 동탄 빅볼라운지에서 열린 제26회 삼호컵 결승전에서 강종필(트랙)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삼호컵은 국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다. 10프레임까지 강종필과 204점으로 동률을 이룬 윤명한은 연장 서든데스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반면 강종필이 9핀에 그치면서 승부가 갈렸다. 이로써 윤명한은 프로 데뷔 14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드는 감격을 누렸다. 우승 후 윤명한은 "아직도 얼떨떨하다.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 매 투구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을 했다. 파이팅을 외치면서 긴장을 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생애 첫 우승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볼링을 시작한 윤명한은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였다. 중학교까지 선수로 활약하며 여러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의 반대로 볼링을 접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귀국해 직장 생활을 했다.
하지만 볼링은 운명처럼 다시 찾아왔다.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취미로 볼링을 시작했는데, 유년 시절 스승이 "학창 시절 못 이룬 꿈을 이뤄보라"며 프로 볼러가 되는 것을 권유했다. 2009년 KPBA 16기 테스트를 통과한 그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14년간 140여 차례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날 전까지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그래도 버텼다. 윤명한은 "좌절감도 들었다"면서도 "나는 한동안 볼링을 떠나 있었으니 우승이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까지 고비가 있었다. 윤명한은 4위 결정전에 초반 실수를 범하며 4명 중 4위로 탈락할 뻔했다. 다행히 경쟁자가 막판 부진한 틈을 타 간신히 3위에 올라 다음 라운드 진출했다. 기세가 오른 윤명한은 결승 진출자 2명을 가리는 3위 결정전을 233점, 1위로 통과했다.
윤명한은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직전에 아이들이 관중석에서 '아빠, 할 수 있어'라고 얘기해줘서 편안한 마음으로 투구했다"고 밝혔다. 윤명한은 "첫 우승이 목표였는데 큰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서 정말 좋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음 대회를 목표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방심하지 않고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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