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도시’ 속 예수] 복음이 공략할 상대는 무관심의 문화다
‘탈기독교시대 교회’(두란노)는 놀라울 정도로 낙관적인 책이다. 저자인 짐 데이비스와 마이클 그레이엄의 소망은 지난 25년간 교회를 떠난 4000만명 중 대다수(51%)가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는 낙관론에서 비롯한다. 51%는 나름 참작할 만한 상황 때문에 교회를 떠난 ‘일상적’ 이탈자로 볼 수 있다. 이사해서, 교회가 불편해서, 코로나로 교회 출석이라는 습관을 벗어던진 경우 그들은 교회 출석을 중단했다.
평생 자유주의 교회 교인이었던 딘 켈리는 1973년 발간한 ‘왜 보수 교회는 성장하는가’에서 보수 교회가 사람들에게 ‘고차원적’ 의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많이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독교가 주장하는 초자연주의를 부끄럽게 생각한 주류 교회는 진짜 위로를 제공하는 핵심 교리(부활 등)를 일반적 도덕주의와 정의에 대한 권고로 대체했다. 이제 사람들은 교회 밖에서 얼마든지 도덕적 삶을 추구할 수 있게 됐고 설교 메시지와 주변 문화의 목소리를 거의 구분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이 하품과 함께 교회를 떠났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 복음주의 교회가 과연 교인들에게 교회 밖에서는 찾을 수 없는 고차원적 의미를 제공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별생각 없이 교회를 떠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인도할 대안이 되는 진리를 원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단지 냉담하고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을까.
영적 무관심이 교회를 침범하는 지금, 교회 지도자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제자도의 실천이 과연 주변에 만연한 무의미함이라는 독소로부터 성도들을 제대로 예방하고 있는가.’ 수백만 명이 교회 출석을 중단했다는 사실은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에게 지금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데이비스와 그레이엄의 연구에 따르면 교회를 이탈한 복음주의자는 로마가톨릭이나 주류 교회의 교인 이탈에 비해 정통 교리를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다. 그 말은 교회 이탈 복음주의자들은 아직도 교회에 다니는 신앙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무관심이다. 즉 무관심은 부족한 지식이 아니라, 내가 아는 게 과연 진리인가에 대한 확신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팀 켈러의 설교’에서 켈러 목사는 초기 목회 시절 상담했던 한 어린 소녀에 관해 들려준다. 그녀는 영적으로 퍽 우울한 상태였다. 켈러는 그리스도께서 그녀를 어떻게 용서하셨고 당신의 피로 그녀를 사셨으며 또 그녀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을 확증하셨는지 일깨워 줌으로써 그녀를 격려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녀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목사님, 예수님의 사랑과 나를 향한 인도하심, 다 알아요. 하지만 학교에서 나한테 관심 있는 남자애가 하나도 없는데 그런 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요?”
켈러는 그녀의 영적 곤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학교에서 잘생긴 남학생이 주는 관심 또는 무관심이 그녀에게는 그리스도의 사랑보다 훨씬 더 큰 위로와 격려였고 더 중요한 기쁨의 원천이자 자기 가치를 느끼게 하는 원천이었다.” 그 소녀에게 부족한 것은 복음이 그녀를 하나님 보시기에 어떻게 더 아름답게 만드는지에 대한 감각적 인식이었다.
그녀처럼 우리도 신앙 교리를 마음의 갈망과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결은 오로지 예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주일예배, 소그룹, QT(말씀묵상) 등 다양한 신앙 행위를 통해 우리는 믿음의 진리를 깊이 생각하고 또 마음에 새긴다. 무심코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회복시키려면 그들을 맞아들이기 위한 ‘정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그들이 다시 이탈하지 않도록 ‘뒷문’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삶의 모든 초점을 거룩하신 분에게 맞춰야 한다.
기독교를 사람들 입맛에 맞추려 했던 20세기 주류 교회의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들처럼 기준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 교회 이탈 경향을 뒤집기 위해, 우리는 오늘날 만연한 무관심 문화로 인해 죽은 영혼을 살리는 대응적 실천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 더 많이 복음을 선포해야 하며 복음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을 감당해야 한다.
글렌 위쉬뉴
◇글렌 위쉬뉴는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공부했고(M.Div.) 레이크라이트인스티튜트 부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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