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걷기 골프의 전도사’

노우래 2024. 5.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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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건강 위해 걷기 시작
일주일 두 차례, 하루 최대 45홀 라운드도
골프와 사업의 공통점은 ‘기본과 원칙’
“걷기 골프로 행복한 삶은 즐기세요”

아시아경제가 지난 15일부터 시작한 ‘하루만보 하루천자(하만하천) 걷기 챌린지 시즌4’인 ‘골프장 잔디 만보 걷기 챌린지(5월 15~7월 14일)’를 가장 반기는 사람이 있다. 바로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다. 골프장 걷기 예찬론자다.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은 꼭 걸어서 라운드한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은 걷기 골프를 하면서 코스의 부족한 점을 체크한다.

그의 걷기 철학은 ‘걸생눕사’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의미이다. "저에게 골프는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걷기 골프를 하면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가 있고요. 소화작용과 심폐기능도 두루 좋아집니다. 저와 라운드하는 동반자는 카트를 타지 않고 플레이 내내 걸어야 하는데요. 카트를 타다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18홀 걸으면 8~10㎞ 정도가 됩니다."

최 회장은 10여년 전에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종합검진 결과를 받았다. 처음에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파주에 운영하고 있는 서원밸리 컨트리클럽과 서원힐스를 걸으면서 골프의 매력에 더 빠졌다. "걷기 골프의 장점은 단연코 건강입니다. 건강을 위해서 한강고수부지나 공원에 나가 걷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도심에 있는 공원은 매연, 공해 등으로 공기가 좋지 않습니다. 교외에 있는 골프장은 공기 자체가 다릅니다. 이왕 걷기를 한다면 도심보다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녹지가 많은 골프장에서 걷는 게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골프처럼 기본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기업을 성장시켰다.

그는 1948년 5월생이다. 70대 중반이 넘었지만 60대처럼 보인다. 평소에도 하루 1만보 걷기를 생활화한다. 걷기 골프를 열심히 해 허벅지 근육이 탄탄하다. 하루에 서원밸리와 서원힐스 45홀 전체를 라운드한 적도 있다. 물론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서다. "걷기 골프를 할 때 특별하게 주의할 점은 없습니다. 카트를 타고 빨리 지나가면 보지 못하는 꽃이나 나무 등 주변 자연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자연과 동화되는 기분이랄까요."

라운드 진행도 매끄럽다. 동반자들이 티샷을 끝내면 바로 페어웨이로 걸어 나간다. 걸음도 빠르다. 항상 클럽을 최소 2개 이상 갖고 다닌다. 캐디에게서 클럽을 건네받지 않고 거리도 직접 거리측정기로 잰다. 그린 주변에 공이 떨어지면 반드시 공 위치까지 가서 그린 형태를 확인한다. 많이 걸을 수 있는 최 회장의 노하우다. "걷기 골프를 해도 경기 진행에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오랜 플레이 경험으로 인해 이 정도의 속도로 가면 진행에 무리가 없다고 느끼는 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플레이가 길어질 경우에는 속도를 내서 걷게 되고 이 또한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주니어 골퍼 육성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걷기 골프를 하면서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골프와 비즈니스는 공통점이 많아요. 둘 다 항상 좋을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성과나 성적을 낼 때 성취감과 보람을 더 느낄 수 있죠. 골프는 탄탄한 기본기가 밑바탕이 돼야 합니다. 사업도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더욱 성장하는 골퍼처럼 사업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최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지금 처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강조한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던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시절에도 골프를 통해 희망을 봤다. "당시 박세리 선수의 활약은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줬습니다. 저희 회사(대보실업)는 실업대란 속에서도 직원들을 추가로 채용하고 특별 상여금도 줬습니다.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꿔 놓았죠. 박세리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골프는 대단한 스포츠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회사도 트러블 샷을 제대로 날렸고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2000년부터 서원밸리 그린콘서트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골프 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도 유치하고, 대보골프단도 운영한다. 꿈나무도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 매년 서원밸리 그린 콘서트를 개최하고, 공익재단 디딤돌을 만들었다. "기업의 이익은 반드시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기업활동을 통해 나오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지속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린 콘서트 때는 코스를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진정한 나눔은 가장 소중한 것을 내줄 수 있어야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회장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길 원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싫어한다. "기업은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합니다. 간부들에게도 언행일치, 솔선수범을 주문합니다." 앞으로 신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그동안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을 통해 명품 코스관리와 고품격 서비스를 골퍼들에게 제공했습니다. 각종 대회와 그린콘서트 등을 통해 골프산업 발전과 대중화를 꾀하고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전개해 왔습니다. 고객분들이 모든 면에서 ‘엄지척’을 할 수 있는 골프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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