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쩐의 전쟁’된 AI 시장… 韓기업들 생존 위기

전성필 2024. 5. 17.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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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패권을 둘러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빅테크 간 경쟁이 AI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 IT 개발자는 "AI 개발에만 수십조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빅테크와 수백억원을 들여 독자 기술을 겨우 개발한 영세 기업이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국내 최대 기업인 네이버마저 글로벌 시장에서 밀리는 형국인데 더 작은 기업들은 AI 경쟁에서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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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경쟁의 그림자
오픈AI·구글 등 잇단 혁신 모델
조 단위 투자로 학습 데이터 쌓아
자본력 밀리는 관련 업계 위기감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 패권을 둘러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빅테크 간 경쟁이 AI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축시키고 있다. 독자적인 AI 기술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갖췄으면서도 자본력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결국 AI 생태계는 소수 빅테크가 이익을 독점하는 장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IT 개발자와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구글, 오픈AI 같은 글로벌 빅테크를 제외한 국내외 AI 기업들이 수개월~수년 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거대언어모델(LLM) 업그레이드를 수시로 진행하고, 새 기술 개발에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거대 기업 외에는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다. 한 IT 개발자는 “AI 개발에만 수십조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빅테크와 수백억원을 들여 독자 기술을 겨우 개발한 영세 기업이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국내 최대 기업인 네이버마저 글로벌 시장에서 밀리는 형국인데 더 작은 기업들은 AI 경쟁에서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AI 산업은 투입 가능한 자본 규모로 사업 성패가 갈리는 성격이 강하다. 예를 들어 새 LLM 개발을 위해선 기존 LLM이 학습했던 것보다 더 양질인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를 확보하는 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에 영상 데이터 등까지 학습 범위가 넓어지면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학습 과정에서의 데이터 센터 활용 비용, 전력 비용, 인건비 등을 포함해 천문학적 자본이 필요하다. AI 기술 경쟁을 ‘쩐의 전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글로벌 빅테크들만 대규모 발표회를 수시로 열고 AI 기술을 선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픈AI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AI 모델 ‘GPT-4o’를 발표했고, 그다음 날에는 구글이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엔진 출시를 알렸다. 여기에 메타, 아마존, 애플도 가세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반대로 자본력에서 밀리는 기업은 새 기술을 선보일 기회조차 갈수록 찾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사업전략에 따라 새 모델 학습 대신 기존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한 기업들마저 신기술 발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빅테크에 뒤처졌다고 인식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자체 AI 모델 구축을 포기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국 AI 생태계에 일부 AI 모델을 앞세운 소수 기업만 남아 과도한 이윤 추구 경쟁을 벌일 것을 우려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가 자본력을 앞세워 마케팅을 과도하게 펴면서 과대 대표되는 모습”이라며 “산업 발전과 다양성 증진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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