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남는 LG·두산…새 안방은 올림픽주경기장

김효경, 고봉준 2024. 5. 1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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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026년 말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돔 구장을 짓기로 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2027년부터 5년 동안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개조해 쓴 뒤 2032년 새 구장에서 시즌을 맞을 예정이다. [뉴스1]

오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 동안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홈 경기가 잠실야구장이 아닌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26년 말 LG와 두산이 홈구장으로 이용하던 잠실야구장을 허물고 2031년까지 돔구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산과 LG는 2027년부터 5년간 잠실 주경기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쓰게 됐다.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목동구장,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인천 문학구장(SSG랜더스필드) 등을 대체 구장으로 검토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결국 잠실야구장과 가까운 주경기장을 쓰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5일 “잠실 주경기장을 사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다음 달까지 대체 야구장 건립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위 사진)은 5년간 야구장으로 사용한 뒤 종합운동장으로 리모델링한다. [사진 서울시]

야구계와 관계자들은 일단 잠실에 남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두 구단은 건설·안전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 통합 협의체 회의를 통해 “기존 팬의 이탈을 막고, 서울 구단이라는 상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대체구장의 관중석 규모다. 서울시는 안전과 비용 등을 고려해 1만3000석을 고려하고 있다. 두 곳의 새로운 통로를 건설하는 비용까지 감안한 결정이다. 현재 잠실야구장(2만3750석)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구단의 관중 수입이 현재보다 3분의 1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는 원정팀도 28%의 입장수입을 나눠 받기 때문에 나머지 8개 구단도 손해를 본다. 상품 및 식·음료 판매 수입까지 포함하면 두산과 LG의 손실은 더 커진다.

경기장 임대료와는 별도로 임시구장 시설 건축 및 해체 비용도 두 구단이 떠안아야 한다. 이동 통로 확보 등에 드는 관련 시설 건설 비용도 200억~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구단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 통로 광고판 설치 등을 통해 손해를 보전하는 방안이 있지만, 구단 입장에선 여전히 부담스럽다. 구단들은 내심 1만8000석 정도를 확보하길 바라고 있다.

서울시가 조성할 계획인 복합 단지 조감도. 원 안 건물이 돔구장이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강남구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199만㎡에 달하는 지역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해, 마이스(MICE) 산업 중심으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한화건설 컨소시엄(한화건설 39%, HDC 20% 등)이 시행한다. 당초 한화그룹 컨소시엄 측은 새 야구장을 개방형으로 건설하기 위한 비용으로 1600억원을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돔구장 건설을 요구하면서 건설 비용이 4000억원까지 상승했다. 임시 경기장의 관중석을 늘릴 경우 시공사의 건설 비용이 늘어난다.

야구팬들도 최소한 5년 이상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LG는 지난해 경기 당(정규시즌) 평균 관중 1만6939명, 두산은 1만2382명을 기록했다. LG와 KT 위즈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입장권 2만3750장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만약 관중석이 1만3000석 규모로 줄어들면 ‘티켓 구하기 전쟁’이 일어날 게 뻔하다. 한국시리즈나 포스트 시즌 같은 큰 경기는 말할 것도 없다.

김경진 기자

LG 팬 탄윤호(38)씨는 “새 구장 건설은 환영하지만, 5년간 관중석이 1만석 정도로 줄어드는 건 큰 문제다. 주말이나 공휴일 경기는 입장권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텐데 벌써 걱정이 된다”고 했다.

새 야구장을 건설할 계획인 부산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산시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홈인 사직구장을 재건축할 계획이지만, 대체구장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K리그 부산 아이파크가 쓰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과 보조구장 등이 있지만, 구덕운동장 축구전용경기장 건립이 늦어지면서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추진위원회 위원인 전용배 단국대학교 교수는 “대구·광주·창원·대전 등은 대체구장이 있었지만, 서울과 부산은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서울시와 부산시도 여러 가지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대체 구장의 관중석 규모 등과 관련된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팬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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