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혼다, 닛산 "뭉치자"…테슬러 대항 나서는 日

김현예 2024. 5. 16. 20: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3사가 자율주행차 시장을 내다보고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6일 도요타와 혼다, 닛산이 차량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 검토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내다보고 테슬라 등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모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이 한데 뭉쳐 대항에 나선 셈이다.

사토 코지 도요타 사장이 지난 8일 도요타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요미우리에 따르면 도요타 등 3사는 올 여름부터 구체적인 방안 논의에 나선다.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은 내년 이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우선 '일부 사양'을 공통화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잇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사양까지 공통화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배터리나 센서 등도 공동으로 장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자동차 부품 분야에선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음성 인식이나 자율주행과 같은 서비스 연계로도 이어질 수 있어 일본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높일 동력이 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에 참여하는 혼다는 이날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소프트웨어 개발에 10조엔(약 90억엔)을 투자한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전체 투자금 가운데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되는 금액은 약 2조엔(약 17조원)에 달한다.

일본 정부도 자동차 3사의 협업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 주도로 '자동차 디지털 전략'을 준비 중으로, 일본 정부는 스즈키와 마쓰다·스바루·미쓰비시자동차 등으로 '공통 소프트웨어'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정부까지 나서 산업육성책을 고심 중이지만, 요미우리신문은 자동차 기업들의 공동 개발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부족은 물론 공통 사양을 선정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요미우리는 "새로운 (공통) 사양을 선정하는 데엔 업체 간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실현까지는 허들이 많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 뒤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이 있다.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장을 노리고 소프트웨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소비자나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 팔겠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조만간 중국에서 FSD 기능이 출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뛰기도 했다. 중국 자동차 기업 간의 '공통 소프트웨어' 구축도 진행 중으로, AI(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도 속속 도입하는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