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아닌 손목터널증후군? 방치했다간…

신은진 기자 2024. 5. 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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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터널증후군은 저절로 낫지 않는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수술을 피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휴대폰, 태블릿 PC 등 전자기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이 늘면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흔해졌다. 너무 흔해진 탓인지 많은 이들이 손목터널증후군은 파스 정도만 사용해도 되는 병,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손목터널증후군은 가볍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는 질환이다.

◇저절로 나았다? 감각 둔해진 것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신경이 눌려 생기는 질환이다. 손목에는 뼈와 인대로 이루어진 ‘손목터널’이 존재한다. 이 터널을 통해 9개의 힘줄과 1개의 정중신경이 지나간다. 비좁은 터널 안에 10개의 구조물이 밀집되어 지나가다 보니 손의 사용이 과도하면 이로 인한 염증 반응으로 터널 내 힘줄의 붓기가 발생한다. 즉, 힘줄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정중신경이 눌리게 되고 이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질환을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워낙 많은 사람이 겪는 질환이다보니 손목터널증후군은 가벼운 질환으로 취급받는다. 저절로 낫는 병이란 오해도 많이 산다. 그러나 손목터널증후군은 결코 저절로 낫지 않는다.

강릉아산병원 정형외과 최신우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는 저린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지만, 더 진행되면 만성적인 증상이 발생하고 감각이 무디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에는 엄지두덩근(thenar muscle)의 약화로 엄지손가락 운동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신우 교수는 "엄지두덩근이 약화하면 수저질, 젓가락질, 필기 등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손재주와 미세한 작업이 필요한 동작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약물·찜질 등 소용없으면 수술도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다. 최신우 교수는 "초기 치료를 놓치면 손의 운동기능 장애까지 발생하고 수술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 등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며, "특히 연령대가 높은 환자들이 증상을 가볍게 여겨 치료를 미루다, 증상이 악화한 후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손 저림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때는 터널 내 염증 완화를 위해 붓기를 줄여주는 치료를 한다. 치료는 소염제 투여나 주사를 이용해 터널 내로 스테로이드를 주입하거나 손가락 힘줄의 사용 제한을 위한 부족 고정, 붓기 조절을 위한 온찜질 등을 시행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반응이 없으면 수술적 치료인 '손목터널 유리술'을 진행한다. 이는 '가로손목인대(횡수근 인대)'라는 조직을 외과적으로 절개하는 방법이다.

◇의심된다면 병원부터
큰 수술을 피하고 싶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될 때 빨리 병원을 찾는 게 가장 좋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법으로는 ‘팔렌 검사’와 ‘티넬 검사’가 있다.

팔렌 검사(Phalen’s test)는 손목을 90°로 꺾어 양쪽 손등을 서로 맞댄 다음 1분 정도 지났을 때 통증이나 저린 느낌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티넬 검사(Tinel test)는 손바닥을 펴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손목(손목의 중앙 부근)을 두드렸을 때 저리거나 통증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최신우 교수는 "자가진단에서 손목과 손가락에 통증이나 저린감이 느껴질 경우,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꼭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병원에서는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 MRI 등을 통해 손 부위의 신경과 근육의 상태를 확인해 정밀한 검사 후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과 손목이 받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오랜 시간 손과 손목을 사용하는 노동을 할 시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칭이 도움된다. 스트레칭으로는 손가락 굴근과 엄지손가락 굴근 스트레칭이 있다.

손가락 굴근 스트레칭은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손바닥이 정면을 바라보게 해 손등을 본인 쪽으로 부드럽게 당겨 10초 이상 유지한다. 엄지손가락 굴근 스트레칭은 엄지손가락을 손바닥에서부터 멀어지도록 뒤쪽으로 부드럽게 10초 이상 당긴다.

이 외에도 장시간 한 자세로 작업할 때는 손목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쿠션이나 받침대를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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