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의장은 秋' 대세론 왜?…"이재명-추미애 '굿캅 배드캅' 이중플레이 작전" [정국 기상대]

김은지 2024. 5.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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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정치적인 문제 추미애가 다 짊어지고
후반기에 조정식·정성호에게 의장 시킬 것"
최수영 "지금은 협치·타협 아닌 돌파형 정국
秋 악역 맡고 이재명은 지도자 역량 보일 것"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지난 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추미애 국회의장 대세론'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갑자기 팽배해진 것을 두고 '굿캅(착한경찰·이재명)'과 '배드캅(나쁜경찰·추미애)'이란 역할분담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추미애 당선인이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는 사이, 이재명 대표는 상대적으로 '강성' 이미지를 희석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명심 교통정리' 당사자인 추미애(하남갑) 당선인이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악역'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당선인총회에서 국회의장단 후보자를 선출한다.

이들의 이중 플레이와 관련해선 우선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은 강경 노선을 택하며 민주당이 원하는 성과들을 올리는 쪽으로, 이재명 대표는 전략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나 '민생'에 초점을 더 두는 행보를 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국회의장 민주당 경선은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당에 유리한 법안 통과 성과를 올리는 것이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해내야 할 숙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물론 중도층의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이 대표는 '중도확장'까지 고려한 차기 지도자로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서면서, '당대표 연임론'에 이어 '21대 대권주자'로서의 가도에도 청신호를 수월하게 켤 수 있다.

유력 국회의장 후보자인 추 당선인은 앞서 4·10 총선 공천 정국에서 전현희·이언주 당선인과 묶여 '민주당 여전사 3인방'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향후 '최전방'에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오기도 했다. 추 당선인은 하남갑에서의 대역전극으로 6선에 올랐고,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이란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도 농후하다.

경선전 초반 당내 여론이 추 당선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은 '강성' 이미지에 따른 호불호가 갈렸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이런 강성 캐릭터가 이 대표에게 필요한 상황으로 여겨지면서 기류가 급반전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총선에서 참패한 집권여당과 정부의 힘을 더욱 소진시킬 '돌파형 국회'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의도 정가에는 민주당 발(發) '개혁입법' '개혁국회'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의장 경선에 앞서선 친명(친이재명) 박찬대 원내대표가 사실상 원내사령탑에 '추대'되며 이 대표의 민주당이 완성 수순을 밟은 가운데, 친명 지도부에선 개혁입법 성과의 완수를 제1과제로 천명했다. 국회의장 후보들도 앞다퉈 이에 동조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대 총선 승리 직후인 4월 12일 당선인들과 함께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추미애 당선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최근 민주당에서 강조하고 있는 '개혁 성과'란 입법 우위를 통한 완전한 정국 주도권 장악을 의미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채상병 사망 사건 진상규명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등 각종 특검 관철을 통한 정국 주도이다.

추 당선인은 지난 14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미애 당선인이 의장이 되면 이재명 대표의 대권가도에 확실히 도움이 되겠느냐'란 질문에 "국회가 할 일을 하면 도움이 된다"라고 답한 바 있다. 추 당선인은 "개혁 정치를 해내는 국회로 우리가 힘을 모으는 것이, 그것이 바로 당심을 받드는 것이고 또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다. 또 당대표이고 차기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던 추 당선인은 이 대표를 사법 피해자라 옹호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을 저격하면서 '친명 강성'으로 돌변했다.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검찰 독재 정권 종식'을 연일 외치면서 '정부·여당에도 맞서 싸울 수 있는 인지도 높은 인사'임을 자칭했다. 그의 공격적인 행보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딸)들이 '추장군' '추다르크'라고 호응하고 나섰다.

강성 지지층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선출 공개지지 활동을 하거나, 경쟁자들에게 사퇴 종용 문자를 보내는 등 힘을 싣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 사이에선 유명 음료명에서 착안한 '미애로합의봐'란 패러디가 회자되기도 했다.

초반 경선 판도는 4파전이었으며, 유력 후보로 꼽혔다 물러난 6선 조정식 의원과 5선 정성호 의원 역시 대표적 친명이다. 다만 이들은 추 당선인에 비해서는 선명성이 다소 떨어지고 대신 온화함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때문에 이들이 전반기를 추 당선인에게 양보하고, 후반기에 국회의장 후보로서 다시 한번 경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이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이번 국회의장 경선은 추미애 당선인과, 추 당선인의 대세론 속에서도 완주 의지가 강한 5선 우원식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당내 기류와 명심이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로 급격하게 기운 데는 이 대표의 '굿캅 배드캅' 전략 판단이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표는 굿캅 역할을 하고 어려운 건 추미애 당선인이 배드캅 역할을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입법에서 웬만한 것은 추 당선인이 다 악역을 맡으면서, 민주당이 원하는 입법을 다 처리하고 정치적인 문제는 추 당선인이 다 짊어진다. 이재명 대표는 민생에 집중하면서 (그런 강성 행보를) 말리는 역할과 모습 같은, 그런 이미지를 형성하려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전반기에는 그런 이미지를 굳힌 다음에, 후반기는 대선이 가까운 시기이니 선을 지키는 조정식·정성호 의원과 같은 온화한 사람에게 의장을 시킬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추진하고자 하거나 통과시키고자 하는 개혁입법이 조정식 의원이나 이런 사람들이 되면 약간 속도가 저하될 수 있다. 그래서 강성인 추 당선인으로 국회의장을 해서, 지금은 돌파형 정국이다. 협치나 타협형의 정국이 아니라 돌파형 정국이라고 강성 지지층이 판단을 해서 게시판 등에 (공개 지지 관련 글을) 올린 것 같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내다봤다.

최수영 평론가는 "이 대표와의 어떤 역할 분담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이 대표가 너무 강성으로 지금 남은 3년을 다 써버리면 중도확장이 안되니, 악역은 추미애 당선인이 하고 이 대표는 지도자의 역량을 보여서 '굿캅' '배드캅'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이 되면서 급격하게 (국회의장 후보) 조정이 들어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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