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뒤 앓아누운 허훈 “5㎏ 빠져…얼굴이 반쪽 됐대요”

고봉준 2024. 5. 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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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한 이후 체중이 5㎏이나 빠졌다는 KT 허훈. 김종호 기자

프로농구 수원 KT의 주전 가드 허훈(29)은 지난 5일 챔피언결정전이 끝나자마자 그대로 앓아누웠다. 심한 감기몸살 증세로 링거 주사를 수차례 맞았고, 며칠 동안 집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다. 구단 납회식에도 참석하지 못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비록 형 허웅(31)이 이끄는 부산 KCC에 졌지만, 승자만큼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동생 허훈을 1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몰라보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허훈은 “다들 ‘얼굴이 반쪽이 됐다’며 깜짝 놀라더라.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몸무게가 5㎏ 가까이 빠졌다”고 했다.

최종 승자는 KCC였지만, 농구팬들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허훈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허훈은 5경기 동안 평균 36분36초를 뛰며 26.6점 6어시스트 2.6리바운드에 3점 슛 3.6개를 기록했다. MVP를 차지한 친형 허웅의 성적은 5경기에 나와 18.8점 5.4어시스트 2.4리바운드 3점 슛 2.6개였다. 기록에선 동생 허훈이 형 허웅을 압도했다. 지난 1998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하고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MVP가 됐던 아버지 허재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몸살 기운을 이겨내며 코트를 누볐던 허훈은 “안 그래도 아버지가 ‘챔피언결정전이 6차전까지만 갔어도 MVP를 탔을 것’이라고 하시더라”며 “사실 5차전 당일 아침에는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아팠다. 말 그대로 ‘악으로, 깡으로’ 뛰었다. 그 여파가 모든 경기가 끝난 뒤 몰려왔다”고 했다.

허훈은 그동안 ‘철부지 막내’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서 카리스마형 리더로 발돋움했다. 동료와 후배들을 다그치는 순간도 많았고, 필요할 때면 코칭스태프에게도 불만을 표시했다. 허훈은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수는 없지만, 감독님과도 작은 마찰이 있었다. 라커룸에서 과도하게 불만을 표시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선수로서 선을 넘으면 안 되겠지만, ‘앞으로 이런 스타일의 리더가 돼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허씨 형제’ 허웅과 허훈의 맞대결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허훈은 “형이 잘했다기보다는 KCC의 멤버가 좋았다”며 농담을 하면서도 “형이 장신 가드로서 정말 잘했다. 특히 결정적일 때 중요한 슛을 넣어주면서 KCC가 흐름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허웅과 허훈은 코트에선 치열하게 싸웠지만, 경기장 밖에선 다시 우애 좋은 형제로 돌아갔다. 최근에는 함께 골프를 하면서 챔피언결정전 뒤풀이를 했다. 허훈은 “당분간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 체중이 많이 빠졌는데 몸도 다시 불려야 한다. 올해는 우승 목전에서 물러났지만, 다음 시즌엔 정상 등극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겠다”고 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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