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 붐‧웹툰 호황…한국 애니메이션은? [지금, 한국 애니①]

장수정 2024. 5. 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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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확인한 애니메이션의 힘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 시장은 숙제 여전

2023년은 한국 영화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해였다.

외국 영화 기준 흥행 순위 1위는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이었다. 이 3편의 애니메이션은 2023년 전체 흥행 순위에서도 각각 3위, 5위, 6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웹툰 시장의 약진도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만화·웹툰 산업 시장규모는 2022년 2조 62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국내 웹툰 플랫폼의 해외 진출에 힘입어 해외수출 규모도 1억 764만 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웹툰이 영화, 드라마로 영상화되며 IP(지식재산권)의 보고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최근엔 애니메이션화를 통해 ‘최적화’ 된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사랑을 받은 이후,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로도 제작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었다. 지난해 11월 ENA에서 드라마화된 웹툰 ‘낮에 뜨는 달’과 2020년 tvN 드라마로 방송됐던 ‘여신강림’도 애니메이션화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나 혼자만 레벨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구독자들을 만난 바 있으며, ‘전지적 독자 시점’, ‘마루는 강쥐’, ‘청춘 블라썸’ 등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들도 줄줄이 애니화를 확정했다. 웹툰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는 가운데, ‘움직이는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기대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을 더욱 확장할 필요가 있다. 2022년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3860억 달러(약 527조 444억 원)를 기록했으며, 같은 해 ‘애니 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 2조 7422억엔(약 27조원)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이 되는데, 앞선 사례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물론 일본의 경우 수십 년에 걸쳐 TV 시리즈와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공생하며 구축한 팬덤이 유독 탄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가 현저히 작은 것은 사실이다.

‘아동용’에 치중이 된 한계 또한 극복해야 할 숙제다. 콘텐츠진흥위원회가 발간한 2023 애니메이션 이용자 실태조사를 통해 발표한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상영된 극장 애니메이션 현황에 따르면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 순위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내 애니메이션 중 가장 흥행한 작품은 11위인 ‘뽀로로 극장판 드래곤캐슬 대모험’이다. 이 작품은 약 4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 뒤를 43만명을 동원한 ‘신비아파트 극장판 차원도깨비와 7개의 세계’가 이었는데, 두 작품 모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속한다.

이 외에도 ‘극장판 헬로카봇: 친구들: 바이러스를 없애줘!’,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 등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극장판으로 확장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아동용 콘텐츠가 아닌 작품은 영화 ‘태일이’와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 등이 있는데, ‘태일이’는 12만명,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은 1만명 이하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치중이 된 부분이 있다”라고 해외 시장과의 격차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만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중들의 니즈를 확인한 만큼, 전보다 성인용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 문의가 들어오는 분위기다. 이 시기 흥행 애니메이션이 나와준다면, 시장이 좀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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