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1000만 달성했지만…‘범죄도시4’의 당면과제

김예슬 2024. 5.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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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세 번째 1000만 돌파를 앞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영화계에 대표 프랜차이즈가 생긴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면서 "시리즈를 거듭하며 '범죄도시' 자체가 한국의 마블처럼 성장했다"고 평했다.

극장에서 '범죄도시' 시리즈를 매번 관람한 직장인 이지은(28)씨는 "'범죄도시'는 뻔한 걸 알면서도 보게 된다"면서 "개연성보다는 빌런이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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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세 번째 1000만 돌파를 앞뒀다. 2편을 필두로 세 번 연속 만들어낸 쾌거다. 시리즈 전체 관객을 합산하면 4000만명을 넘기는 대기록을 세웠다. 다만 이야기의 지속가능성과 스크린 독과점 문제 제기 등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1000만 달성을 앞둔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가 가진 의미와 당면 과제를 짚어봤다.

‘서울의 봄’·‘파묘’ 이어 1000만 물결 계속

팬데믹을 거친 극장가는 긴 혹한기를 보냈다. 좀처럼 돌아오지 않던 관객들의 발길을 돌린 촉매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다. 1068만 관객을 모으며 엔데믹 첫 1000만 영화로 발돋움했다.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과 ‘파묘’(감독 장재현)가 배턴을 이어받은 데 이어 ‘범죄도시4’ 역시 1000만 돌파 문턱에 섰다. 관객 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이에 따른 기대감도 생겨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관계자는 “한국영화계에 대표 프랜차이즈가 생긴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면서 “시리즈를 거듭하며 ‘범죄도시’ 자체가 한국의 마블처럼 성장했다”고 평했다. 이어 “작품이 매력 있다면 관객이 극장을 찾는다는 진리를 확인했다”면서 “훈풍이 이어져 영화 관람이 다시 모두의 일상에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했다.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훤히 보이는 전개… 익숙함과 뻔함 사이

빌런(악당)이 등장해 극악무도한 면을 보여주고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괴력으로 잡범들을 일망타진한 뒤 본격적으로 사건을 맡아 범죄 집단을 소탕하는 이야기. ‘범죄도시’는 매 시리즈에서 같은 구조를 취한다. 동일한 전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건 마석도의 캐릭터성이다. 권선징악이라는 단순명료한 주제를 실현하는 마석도의 주먹이 ‘범죄도시’ 시리즈의 가장 큰 무기다. 다만 식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극장에서 ‘범죄도시’ 시리즈를 매번 관람한 직장인 이지은(28)씨는 “‘범죄도시’는 뻔한 걸 알면서도 보게 된다”면서 “개연성보다는 빌런이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따라 재미가 달라진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마동석이 ‘핵 주먹’으로 악당을 혼내는 구조가 반복되다 보니 4편에선 포맷의 수명이 다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식상한 부분을 줄이고 악인을 잘 활용하는 게 세계관을 넓히는 길”이라고 짚었다. 

지난 2일 전주 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현장. 토론회 주최 측

스크린 독과점 지적도… 영화계 한탄 이어져

‘범죄도시4’의 개봉 첫 주 평균 좌석점유율은 85.3%에 달했다. 극장 전체 좌석이 100석이라면 약 86개가 ‘범죄도시4’에 배당된 꼴이다. 반면 동 기간 평균 좌석판매율은 29.6%에 불과했다. 극장이 전체 100석 중 86석을 ‘범죄도시4’에 몰아줘도 실제 자리는 30석만 채워지고, 나머지 56석은 비어있다는 의미다. 다른 영화들은 ‘범죄도시4’에 할당되지 않은 14석을 나눠 갖다 보니 관객 확보가 자연히 어려워진다.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는 지난 2일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서 “황금 시간대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범죄도시4’뿐”이라며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한탄했다. 다만 사태의 근본 원인은 멀티플렉스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평론가는 “멀티플렉스가 수익성 위주로 영화를 할당해 관객의 선택권이 저해되는 게 문제”라며 “극장이 아니더라도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을 마련하거나 스크린 상한제처럼 자율 규제를 도입하는 등 여러 대안을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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