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쓰나요"…10개 중 7개 기업, 이것 못 하면 안뽑는다 [팩플]

윤정민 2024. 5.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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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회사 리더들 70%는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채용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오성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 모던워크비즈니스 총괄팀장은 14일 MS의 ‘업무동향지표 2024’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일자리와 업무 환경에서 “AI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다.

오성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모던워크비즈니스 총괄팀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업무동향지표 2024: AI가 여는 미래 일자리의 변화와 혁신’ 기자간담회에서 보고서 주요 내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무슨 일이야


한국 MS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총 31개국, 3만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MS 365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 링크드인 채용 트렌드 등을 분석해 만든 업무동향지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 참여 근로자 4명 중 3명(75%), 한국의 경우 31개국 평균보다 낮은 73%가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중 46%는 지난 6개월 이내에 AI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18~28세 AI 활용률이 85%로 가장 높긴 했지만, 58세 이상 근로자들 역시 73%가 AI로 업무를 처리한다.
다만 아직은 개인적 차원의 활용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 대상자 중 78%가 회사 지원 없이 개인적으로 AI 도구를 사용해 일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85%로 더 높았다. 또 리더급 근로자 중 79%는 AI 도입이 회사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했지만, 60%는 “조직 내 비전과 명확한 계획이 부족해 우려된다”고 답했다. 중요성은 다 알고 직원들은 적극 활용하지만, 조직 차원의 ‘전략적 활용’ 사례는 아직 적다는 것. 오 총괄팀장은 “직원들이 회사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 회사의 안전장치 마련이나 검증 부분에 있어 (개인과 회사의) 인식 차이가 느껴진다. AI 관련 조직의 비전이나 명확한 계획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이게 왜 중요해


취업·이직을 앞둔 근로자에게 AI기술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익혀야할 필수 능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일할 때 AI를 많이 쓰면, 사람 뽑을 때도 AI 활용 능력을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는 뜻. 실제 조사에 참여한 리더 중 66%는 향후 AI 기술이 없는 지원자를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70%에 달한다. 기업과 직무에 따라 상황이 다르겠지만, 답변만 놓고 보면 10개 중 7개 기업은 AI를 쓸 줄 모르는 구직자를 뽑을 생각이 없다는 것. 또 리더 중 71%(한국은 77%)는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보다 AI 역량을 갖춘 지원자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은 적극적으로 AI 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링크드인 프로필에 AI 관련 기술을 추가한 회원 수는 전년 대비 142배 늘었고, AI 관련 키워드가 언급된 공고의 지원자 수는 평균 17% 증가했다.

한편 이미 취업을 한 직원들은 AI 활용 능력을 뽐내기보단, 오히려 숨기기도 한다. 직장에서 AI를 쓰는 사람 중 52%가 중요 업무에 AI를 활용했다는 사실을 회사나 상사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3%는 중요 업무에 AI를 사용하면, 자신이 ‘AI로 대체 가능해 보일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어차피 AI로 하는 업무인데, 사람이 꼭 필요한가?”와 같은 생각을 회사 고위층이 가지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는 것.

그래픽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앞으로는


MS는 2024년이 ‘AI로 일하는 회사’가 현실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전문 지식을 누구나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일자리 전반을 민주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무뿐 아니라 일자리 자체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막대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현지시간) 스위스국제학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AI가 ‘쓰나미’처럼 세계 노동시장을 강타하고 있다”며 “향후 2년 내 선진국 일자리의 60%, 전 세계 일자리의 40%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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