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부 물갈이 다음날…검찰총장, 무거운 ‘12초 침묵’

이형민,박재현 2024. 5. 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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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은 14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부 교체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지난 정부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총장을 건너뛰고 인사를 낸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 직후 인사를 통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들을 물갈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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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
용산의 불신임 관측에도 임기 채울 뜻 분명히 밝혀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은 14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부 교체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총장 의사가 반영됐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답변 대신 총 12초가량 침묵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총장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인사를 두고 사실상 ‘불신임’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 총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장은 이날 굳은 얼굴로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공직자로서 제게 주어진 소임, 직분, 소명을 다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임기를 끝까지 소화하는 것이냐’고 묻자 “주어진 소임과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법무부가 인사와 관련해 충분히 사전 조율을 했느냐’는 질문에 무거운 표정으로 5초간 생각에 잠겼다가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이라고 운을 뗀 뒤 다시 7초간 침묵했다. 이어 “제가 이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용산과의 갈등설’을 묻는 말에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질문엔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 일체 다른 고려 없이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우리 검사들과 수사팀을 믿는다”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총장은 지난 11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만나 인사에 관해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인사 시기를 연기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형사부장과 반부패부장 유임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반부패부장만 유임됐다. 고위직 검사 대부분이 당일 오전에 인사가 난다는 사실을 알 정도로 인사 내용도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검과 필요한 충분한 협의를 했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부 교체되면서 김 여사 수사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속 중간간부 인사도 이르면 다음 주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 내부는 예측 못했던 급작스러운 대규모 인사에 동요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도대체 용산의 의중이 무엇인지 묻고 싶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지난 정부 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총장을 건너뛰고 인사를 낸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월 취임 직후 인사를 통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들을 물갈이했다. 당시 법무부가 검찰인사위 개최 30분 전에 총장 의견을 듣겠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져 ‘총장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른바 ‘윤가근 한가원’(윤석열과 가까워야 하고 한동훈과는 멀어야 한다)이 현실화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창수 신임 중앙지검장은 대검 대변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지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한 전직 검사장은 “이제 ‘찐윤’과 친윤의 구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박재현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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