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그날 검사 안 왔어, 쪽팔려서 만났다 한 거야"

이병한 2024. 5. 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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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최근 다른 지인에게 한 말... 2020년 8월 '만남' 녹음파일만 11개... 계속 말 바뀌는 장

[이병한 기자]

 2017년 12월 6일 최순실 조카 장시호씨가 1심 선고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장씨는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 이희훈
 
장시호씨의 말은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국정농단 수사 당시 검사와 피의자로 만난 김영철 검사(현 대검 반부패1과장)와 장시호씨가 부적절한 사적 관계를 이어왔다는 의혹에서 관건은 장시호씨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이다. 장씨와 지인 A씨와의 통화 녹음파일 내용은 무척 상세하고 구체적이지만, 어찌됐든 장씨의 일방적인 발언이기 때문이다.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장씨가 또다른 지인 B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이 대화는 관련 보도가 본격화된 직후 이루어진 것이다.

장씨가 김 검사를 "오빠"라고 불렀다는 것은 2020년 10월 25일 둘 사이의 문자메시지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장씨는 B씨에게 "내가 빵(감옥)에서 나와가지고 자주 연락하고 그냥 '오빠'라고 그랬더니, (김 검사가) '너 오버하지마' 그러면서 호칭 정상으로 하라고 그랬다"면서 "아니, 자기가 먼저 편하게 부르라고 그래놓고서 오빠라고 그러니까 왜 또 그러는 거야"라고 말했다. '오빠' 호칭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김 검사가 언젠가부터 그렇게 부르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2020년 8월 19일 밤 공유숙박시설에서의 만남 의혹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장시호-A씨 녹취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0년 8월 15일부터 20일까지 모두 11차례 통화를 했는데 △코로나 시기 QR 코드를 피해 김 검사와 안전하게 만날 장소를 상의하고 △만나서 한 일을 장씨가 상세히 설명하며 △만남 이후 감정을 토로했다.

특히 A씨는 공유숙박시설에 김 검사가 오기 직전까지 장씨와 함께 있었는데, 음식을 같이 사고, 안에 들어가 술을 한 잔 하고, 장씨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더니 '오빠 왔다'고 해서 일어나 나왔으며, 그후 약 세 시간 후에 '오빠 갔다'며 전화가 왔다는 것이 A씨의 증언이다. 

하지만 장씨는 B씨에게 "내가 걔(다른 지인 A씨)한테 야부리(거짓말) 깐 게 많아"라면서 "에어비앤비, 그날도 (김 검사가) 안 왔어. 그런데 내가 쪽팔려갖고 (A씨에게) 만났다고 한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진짜로 안 왔어, 그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장씨는 B씨에게 김 검사가 오지 않았다는 것만 강조할 뿐, 오기로 되어 있는데 사정상 오지 않았다는 것인지, 오기로 했다는 자체가 거짓말인지는 분명히 하지 않았다.

장씨는 "내가 (김 검사를) 좋아한다는 얘기는 (예전에) 했잖아"라며 "나 혼자 좋아하는 거지, 그냥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그 사람(김 검사)은 아무런 관심이 없어, 일도 관심 없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장씨는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다른 지인과의 대화에서 김영철 검사와 일방적으로 '오빠' 호칭을 했던 정도의 친밀함만 인정할 뿐, 부적절한 사적 관계, 특히 공유숙박시설에서의 만남은 전면 부인했다. 그렇다면 2020년 지인 A씨에게 한 말과 2024년 지인 B씨에게 한 말 중 무엇이 더 사실에 가까울까.
 
 2020년 8월 19일 김 검사와 만남 의혹과 관련한 장시호와 지인 A씨의 통화 내용 중 일부. (KPI뉴스 제공)
ⓒ KPI뉴스
 
지난해 11월 7일 "10분 뒤 따라나갔다" → "혼자 있었다" → "다른 사람과"... 계속 말 바뀌어
그날, 장시호→ 김영철 검사 장문의 사과 카톡

그런데 또 있다. 장시호 녹취록을 지난해 말 최초로 입수해 가장 먼저 취재를 시작했던 전혁수 KPI뉴스 기자는 지난 13일 오후 오마이TV <조성식의 어퍼컷>에 출연했다. 전 기자는 지난해 11월 7일 장씨와 접촉했다면서 당시 공유숙박시설 만남 의혹에 대해 장씨가 이렇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당시 장씨는 사실 A씨가 (공유숙박시설에서) 나가고 난 후에 자기도 10분 뒤에 따라나갔다고 했다. (김 검사가 왔다는 건) 거짓말을 한 거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날이 8월 19일 밤인데, 8월 20일 새벽 1시30분경에 (장씨가) 콜택시를 타는 녹음이 있다. 그래서 '1시30분에 콜택시를 타시지 않았습니까' 하니까, 갑자기 울더라. 그러더니 사실은 (10분 뒤에 따라나가지 않고) 자기가 혼자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1시10분 녹음을 보면, 거기서 장시호가 청소를 한다. (A씨에게) 내가 청소할 테니까 나랑 좀 놀아달라고, 스피커폰으로 해놓을께, 하고 청소하는 녹음이 있다. 그래서 '당신이 청소한 녹음이 있습니다' 하니까 또 우는 거다. 그 다음부터는 (김 검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랑 있었다고 했다."

그의 말은 이렇게 계속 바뀌었다. 장시호씨가 2020년 8월 지인 A씨에게 한 말과, 2023년 11월 기자에게 한 말, 그리고 2024년 5월 또다른 지인 B씨에 한 말. 진실은 어디쯤에 있을까.

한편, 또다른 당사자인 김영철 검사는 13일 장씨가 지난해 11월 자신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두개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 따르면 장씨는 "제 뒤에 날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제가 솔직히... 너무 큰 거짓과 너무 나쁜 말을 지어(냈다)"면서 "정말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마치 연인인 것처럼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그 녹음한 친구도 그것이 사실이라 믿었겠죠"라며 "뭐든 부풀리며 말한 게 거짓의 풍선처럼 커져서 터져서 저로 인해 모든 분들께 또 민폐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공개된 카톡은 지난해 11월 7일과 26일 날짜가 찍혀 있다. 지난해 11월 7일은 앞서 전 기자가 장씨와 접촉한 날과 같은 날이다.

김 검사는 "장시호를 외부에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전혀 없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 어떤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2023년 11월 7일과 26일 두차례 장시호씨가 김영철 검사에게 보낸 장문의 카톡. 김 검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13일 이 카톡을 공개했다.
ⓒ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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