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우울증? [이정민의 ‘내 마음의 건강검진’⑩]

데스크 2024. 5. 14. 1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 ‘중2병’이라고도 불리는 사춘기 시기는 모든 부모와 아이들에게 다소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자녀가 겪는 감정적인 변화는 때로 우울증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변덕스러워지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그 증상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현재 보이는 행동이 사춘기의 일종인지 우울증인지 구분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리고 꼭 그 구분을 하지 않더라도 ‘사춘기 자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님은 늘 존재해 왔다.

사춘기와 청소년기 우울증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원인이 무엇이었건 이 시기를 어떻게 하면 잘 지나갈 수 있을까? 예시를 통해 그 답을 조금이나마 찾아보고자 한다.

www.canva.com

(아래는 가상의 사례입니다)

사춘기일까요? 설마 우울증은 아니지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인 A는 원래 활발하고 밝은 성격이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행동이 많이 변했다. 이전에는 친구들과 함께 있기를 좋아했는데 이제는 집에만 있으려고 하고, 방에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것 같다. 간간히 방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괜찮아 보이기도 하는데, 예전에 비해 무기력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는 늦잠도 많아져서 평소 지각도 잘 안하던 아이가 헐레벌떡 등교하는 일도 생긴다. 뿐만 아니라 짜증도 많아졌고, ‘학교 가기 싫다’는 말도 한다. 이에 걱정된 부모님이 괜찮냐고 물어보지만, 그때마다 ‘괜찮다’는 말 뿐이다. 그래서 본인이 괜찮다니 괜찮은 거겠지, 사춘기겠지 생각하면서 넘기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울면서 ‘상담센터에 가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놀란 부모님은 당장 심리상담센터를 예약했다.

A의 현재 마음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종합심리검사를 실시하였다. 심리 검사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검사결과: 우울증 맞음. 걱정은 많지만 대처는 단순하고 즉흥적인 편.

검사 결과, A는 또래 관계상의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나타난다. 발달단계 상 친구들과 소속감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갈등에 대처하는 기술은 풍부하지 못하다보니 미숙하고 충동적인 실수를 반복했던 듯하다. 그때, 그때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인 대처를 보여온 것이다. 또한 인지적 유연성이 부족하고 사고 과정 전반이 단순하다 보니 상대방의 성향이나 분위기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욱 어려웠을 것으로 고려된다.

그리고 다면적 인성검사(MMPI-A) 상 현재는 무력감 등 우울이 상승해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상의 의욕이 저하되어 있고 이전에 비해 즐거운 일이 많지 않은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 종일 우울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흥미나 의욕이 오래 가지는 못한다. 또한 또래관계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다 보니 수면 또한 편하게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여러 역량에 대한 확신이 떨어져, 현재는 자신의 장점이 없다고 보고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우울증이 의심된다.

검사자 제안: 또래 관계상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연습이 필요

청소년기의 특징은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또래 관계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크게 동요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는 이제야 ‘어린이’에서 조금 벗어난 시기이다. 때문에 또래 관계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성숙한’ 대처를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좌절감, 걱정 등에 압도될 때는 더욱 감정적인 대처를 보이면서 실수를 할 수 있다. A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A의 감정적인 대처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나름의 대처를 보이기 전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이 감정을 어떻게 이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것은 주변 타인에게 털어놓는 것일 것이다. 또한 갈등에 대처하기 앞서서 내가 알고 있는 그 친구의 성향이 어떠한지, 지금 현재 기분은 어떨 것 같은지, 어떻게 대화를 시작하면 좋을지 등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에 대해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과 논의를 해본 후 대처하는 것이 도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심리상담을 권유한다. 이러한 과정을 꾸준히 가졌을 때, 보다 성숙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민 임상심리사 ljmin0926@naver.com

#리틀마인드 #플레이올라 #압구정심리상담센터 #마인드짐 #성수동심리상담 #이정민 #사춘기심리검사 #청소년기우울증 #심리검사 #종합심리검사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