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도장 안 찍으면 '김건희 수사' 무혐의 처리 불가…수사지휘권 가지고 더 저항할 것" [법조계에 물어보니 406]

황기현 2024. 5. 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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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는 지휘부를 전면 교체하는 내용의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총장은 김건희 여사의 고가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는데, 총장 임기가 4개월여밖에 안 남은 상황서 대검 참모진 거의 전부를 교체한 것은 이 총장의 의중과는 거리가 멀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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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13일 검사장급 인사 단행…'김건희 여사 수사 라인' 전면 교체
이원석 "검찰총장, 공직자로서 주어진 소임, 소명 다할 뿐…그 이상, 이하 없어"
법조계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수사에 강한 불만 표한 듯…사실상 이원석에게 통지 보낸 것"
"구체적인 압력 정황 존재하지 않는 한 사표 안 쓸 것…이럴 때일수록 끝까지 버텨야"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3일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는 지휘부를 전면 교체하는 내용의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가 전격 발표되는 동안 이원석 검찰총장은 춘천지검 원주지청을 방문 중이어서 총장 부재의 틈을 타 대통령실 주도로 발표된 인사라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기존 검찰 체제의 김건희 여사 수사에 불만을 가진 대통령실이 이른바 '한동훈 라인'을 숙청한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불편한 심기의 이 총장이 사의를 표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 총장이 지금 사임해도 정치적으로나 모양새로나 팽당한 느낌만 줄 뿐"이라며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실제로 사의를 표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또한 "총장이 도장을 안 찍으면 김건희 여사 수사는 무혐의 처리할 수 없는 만큼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더 저항을 해보겠다는 얘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도어스테핑에서 김 여사 수사 관련 질문에 "저는 검찰총장, 공직자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임과 소명을 다할 뿐 그 이상, 이하도 없다"고 대답했다.

이 총장은 '남은 임기를 끝까지 소화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며 사의 표명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9월 만료된다.

그러나 이 총장은 검사장 인사 협의 과정을 묻자 직답을 피했고, 인사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한 질문엔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며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거듭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총장은 김건희 여사의 고가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는데, 총장 임기가 4개월여밖에 안 남은 상황서 대검 참모진 거의 전부를 교체한 것은 이 총장의 의중과는 거리가 멀다는 해석이다.

법무부는 전날 이른바 '친윤'으로 꼽히는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임하는 등의 인사를 단행하고 서울중앙지검 수사 지휘라인인 1~4차장도 모두 공석을 만들었다. 특히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의 수사를 책임지던 송경호 지검장이 부산으로 이동하고, 수사 실무를 조율하던 중앙지검 1차장과 4차장이 공석이 되면서 당분간 수사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법조계에서는 대체로 이 총장이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 임기가 4개월 정도 남았는데, 일선 수사 지휘라인을 전부 교체하며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용산에서 불만을 표한 것"이라며 "사실상 이 총장에게 통지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이 총장에게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실제로 사의를 표할지는 미지수"라며 "과거 윤 대통령의 행보가 묘하게 오버랩된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대통령 임기가 반 이상 남았고, 수사에 방해된다거나 압력이 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존재하지 않는 한 사표를 제출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총장이 사의를 표명할 것 같은 느낌은 없다"며 "지금 사임해도 정치적으로나 모양새로나 팽당한 느낌만 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총장이 아주 다른 의견을 냈는데 장관이 완전히 묵살하고 인사를 했다면 기분이 나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도 "이 총장이 도어스테핑에서 말한 것을 보면 사표는 안 내지 않겠느냐"며 "본인은 수치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단 이럴 때일수록 끝까지 버티고 하고 싶은 말은 나중에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 밝은 한 인사는 "총장의 스탠스는 지금까지 수사정보를 공유한 중앙 부장검사, 평검사들하고 수사를 더 해보겠다는 얘기"라며 "어차피 총장이 도장을 안 찍으면 김건희 여사 수사는 무혐의 처리할 수 없는 만큼 수사지휘권을 가지고 더 저항을 해보겠다는 얘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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