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회고록 '자유' 출간…푸틴과 우호 관계 사과 없을 듯

박소영 2024. 5. 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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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69) 전 독일 총리가 오는 11월 회고록을 출간한다. 회고록엔 그의 학창 시절과 정치 활동 내용이 주로 담겼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 등은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13일 베를린에서 열린 위르겐 트리틴 전 독일 환경장관의 은퇴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DPA통신·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독일 출판사 키펜호이어 운트 비치는 13일(현지시간) "메르켈 전 총리가 오는 11월 26일 회고록 '자유. 1954∼2021년의 기억'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전 총리는 그의 분신으로 불리는 정치 고문 베아테 바우만과 함께 약 700쪽 분량 회고록을 작성했다. 이 책은 세계 30여개 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옛 동독에서의 유년기와 학창 시절,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함께 시작한 정치 활동, 총리 재임 기간 세계 각국 지도자와 대화 등을 서술했다. 목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장본 가격은 42유로(약 6만원)다.

메르켈 전 총리는 출판사를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내 평생을 사로잡았다"면서 "내게 자유란 나의 한계를 확인하고 그 한계까지 나아가는 것으로, 정계 은퇴 이후에도 멈춰 있지 않고 더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간 총리로 일했다. 강직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독일인에게 '무티'(mutti·어머니)라 불리며 존경받았다. 총리 때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10년 연속 선정됐다.

메르켈은 총리 재임 동안 푸틴 대통령과 60여 차례 만났다. 또한 독일·러시아 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 2'를 완공하는 등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유럽이 에너지 위기 상황을 맞자, 재임 당시 정책과 행적에 대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메르켈 전 총리는 수 차례 공개 석상에서 '전쟁은 유감이지만, 재임 때 판단은 옳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독일 빌트는 "메르켈의 기억은 1954년부터 2021년까지만 있어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파괴, 에너지 위기 등은 (회고록에서) 놓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도 "메르켈의 최근 발언을 보면, 독자들은 이 회고록에서 (러시아와 우호 관계였던 것에 대해) 사과를 기대해선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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