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달러 '마진콜' 빌 황 재판 개시 "사기냐 투자냐"

김진영 2024. 5. 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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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달러 규모의 마진콜 사태로 월가를 혼돈에 빠뜨린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의 사기 혐의 재판이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1년 3월 황 씨는 월가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약 63조원)를 총수익스와프(TRS), 차액거래결제(CFD)와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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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황씨 시장 교란·은행 자산 사취
아케고스 파산에 회사·주주 1000억달러 손실
변호인측은 "신념에 따른 가치 투자" 해명

수백억 달러 규모의 마진콜 사태로 월가를 혼돈에 빠뜨린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의 사기 혐의 재판이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찰은 황 씨가 시장을 조작하고 은행 자산을 사취했다고 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라 로스만 미 연방 검사는 재판에서 "황 씨가 설립한 아케고스 파산으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회사와 주주들이 1000억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며 "황 씨는 월가의 전설이 되기 위해 조작과 거짓으로 점철된 '사상누각(house of cards)' 위에서 은행들을 속이고 주가를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어 "아케고스 내 부패한 핵심 그룹은 황 씨가 지시하는 것이라면 거짓과 속임수를 동원해 무엇이든 했다"며 패트릭 할리건 전 아케고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기 행각의 공범으로 지목했다. 황 씨와 할리건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뉴욕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 씨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황 씨가 금융회사들을 속여 거액을 차입한 뒤 이를 자신이 보유 중인 주식의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에서다.

2021년 3월 황 씨는 월가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약 63조원)를 총수익스와프(TRS), 차액거래결제(CFD)와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그러던 중 주식 등 관련 기초자산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이 발생했고, 돈을 빌려준 투자 은행들이 담보주식을 블록딜로 내다 팔면서 손실이 확산했다.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관련 투자 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에 달했으며, 그중 55억달러 규모의 피해를 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 충격 여파로 결국 자국 경쟁사인 UBS에 인수 합병되기도 했다.

반면 황 씨 측은 검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황 씨 변호인인 배리 버크 변호사는 "그는 자신의 투자에 용기와 신념을 가졌다"며 "사기나 주가조작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투자 종목의 가치를 믿은 가치투자자였다"고 변론했다. 또 "황 씨가 고객 돈이 아닌 자기 돈으로 투자했다"면서 "평소 자신이 설립한 재단을 통해 자선 기부를 많이 해오는 등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황 씨는 할리건과의 공갈 모의 등 10여개 혐의를 받고 있다. 각 혐의는 최대 징역 20년을 선고받을 수 있어 개별 범죄의 형량을 합산하는 미국의 병과주의에 따라 100년형 이상의 종신형도 가능하다. 다만 검찰이 황 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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