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수렁' 수원 뭐가 문제일까…간파당한 패턴, 2부 호락호락하지 않다

김환 기자 2024. 5. 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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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승격에 도전하는 수원 삼성이 올 시즌 처음으로 벽에 부딪혔다.

수원은 지난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천안시티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1라운드에서 후반전 초반 천안의 외인 공격수 모따에게 선제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패배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수원은 승점 19점에 그쳐 1위 FC안양과의 순위를 뒤집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첫 연패, 그리고 3경기 연속 무승이다. 수원은 직전 경기였던 성남FC전과 마찬가지로 공을 오랫동안 소유하면서 소나기 슈팅을 퍼부으며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성남전 슈팅 20회(유효슈팅 6회)에 이어 천안전에서는 22회의 슈팅(유효슈팅 5회)을 기록했다.

선수들의 문전 결정력이 좋지 않았거나 상대 골키퍼가 선방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수원이 성남전과 천안전 두 경기에서 수많은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실을 얻지 못한 배경엔 수원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도 큰 몫을 했다.

수원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공격 전개 때 후방에 세 명의 수비수를 유지하고 왼쪽 측면을 통한 빌드업 방식을 시도했다. 두 센터백들과 오룬쪽 풀백이 백3 형태를 이루면 왼쪽 풀백이 높게 올라가 측면을 맡고, 왼쪽 측면 미드필더 혹은 공격수가 상대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방식이다.

이 전술은 처음에는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수원의 득점 루트는 김현, 뮬리치 등 공격수 개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딱히 다양성을 주지 않고 비슷한 패턴의 빌드업이 반복되기 때문에 경기 시간이 지나면 상대가 수원의 빌드업을 파악하고 대응한다.

오히려 수원이 내세우는 빌드업 방식은 수원의 약점으로 작용하고는 한다. 왼쪽 풀백이 높게 올라가니 자연스레 왼쪽 측면에 큰 공간이 생기는데, 상대가 역습 상황에서 이를 파고들어 수원에 치명타를 날리는 식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천안전 결승골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다. 후반 10분경 수원의 왼쪽 풀백 이상민이 공격에 가담하기 위해 높게 올라온 사이 공을 끊어낸 천안의 역습이 시작됐고, 모따의 패스를 받은 구대영이 다시 문전 쪽으로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시도한 걸 모따가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수원을 격파한 천안 김태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반전에 수원의 측면 수비수들이 높이 올라와서 우리 미드필더들을 힘들게 했다. 대신 우리가 공을 탈취했을 때 그 공간으로 뛰어가는 선수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수원의 측면 수비를 노렸다고 했다.

측면 공간이 수원의 약점이라는 걸 알고 있는 팀은 천안만이 아니다. 심지어 수원은 몇 체급 아래인 춘천시민축구단(K3리그)과의 코리아컵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몇 차례 나왔다. 당시 수원은 춘천시민축구단과 한 골씩 주고 받은 뒤 서동한의 결승골로 힘겹게 승리했다.

당시 춘천시민축구단의 정선우 감독도 "수원이 왼쪽 측면을 공략하기 때문에 수비 때에는 백5, 공격 때는 백4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전반전에는 일대일로 붙어있다보니 수원이 쉽게 들어오지 못했다"라며 수원의 측면이 약점이라고 짚었다.


측면만을 활용한 공격은 상대는 물론 수원까지 겨누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필요한 것은 당연히 변화다. 공격 패턴을 다각화해 상대에게 반격을 허용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상대 수비를 파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 수원의 숙제다.

다만 염기훈 감독은 천안전 패배 후 "오늘도 그렇게 실점했지만 무조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도 지속적으로 골을 넣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측면 수비수들을 오버래핑시키지 않으면 골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상대가 내려섰을 때 우리가 하는 크로스나 사이드 돌파를 훈련하고 있기는 하나, 경기장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내가 더 노력하고 선수들이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밀집수비를 깨는 훈련을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최근 고전하고 있는 밀집수비 상대법을 훈련을 통해 기르겠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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