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에 화난 UAE…그 사이 파고든 중국산 스텔스기 J-20 [밀리터리 브리핑]

최현호 2024. 5.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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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동지역 안보 파트너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최근 F-35 도입 문제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으면서 중국제 J-20 전투기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럽에서 진행 중인 6세대 전투기 사업들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스웨덴은 그리펜을 이을 차기 전투기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①UAE, F-35 대안으로 중국제 J-20 검토
UAE가 미국의 거부로 도입이 어려워진 F-35 전투기의 대안으로 중국의 J-20 전투기를 잠재적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사실은 4월 23일 UAE 군 합동 작전 책임자가 중국 공군 사령관을 만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알려졌다.

중국 공군의 5세대 전투기 J-20. 중국 국방부


트럼프 정부 당시 에이브럼스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UAE가 관계를 정상화한 뒤 이스라엘은 UAE에 대한 F-35 판매에 반대하지 않았다. 2020년 11월 트럼프 정부가 F-35 전투기 최대 50대를 포함한 23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질적인 군사적 우위 유지, 인권 문제, 그리고 미국이 제재하고 있는 중국 화웨이와 협력 중단을 아랍에미리트가 거부하는 등 문제로 미 의회 등에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UAE는 F-35 도입이 어려워지자, 2021년 12월 프랑스와 라팔 전투기 80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조치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UAE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미 국무부는 계속해서 F-35 도입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라팔 전투기는 스텔스 성능이 F-35 같은 5세대 전투기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UAE는 대안을 찾고 있었다. 대안으로 검토되는 J-20은 중국 청두 항공기 공업이 생산하며 중국 공군이 2017년부터 운용하고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2023년 중반까지 200~250대가 생산돼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UAE의 최대의 교역국이며, 최근 군사적 유대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2023년 2월, UAE는 중국과 L-15 훈련기 12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총 48대까지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UAE 항구에 중국군 시설이 건설 중인 것이 발견되면서 양국 간 군사 협력이 심화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만약 UAE가 중국과 J-20 전투기 도입에 합의한다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무기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역내 세력 균형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UAE의 중국과의 J-20 협상이 미국에 F-35 판매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②스웨덴, 차기 전투기 연구 원점에서 재검토
5월 6일(이하 현지시각), 스웨덴 국방조달본부(FMV)는 스웨덴 항공우주업체 사브와 차기 전투기에 대한 연구를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에서는 영국ㆍ이탈리아ㆍ일본이 추진하는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CAP)과 프랑스ㆍ독일ㆍ스페인의 미래전투항공시스템(FCAS)이 진행되고 있지만, 스웨덴은 어디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스웨덴 공군의 주력인 그리펜 전투기. 사브


스웨덴은 수십 년에 걸친 노력으로 항공우주 공학 분야에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사브는 그리펜 전투기를 생산하면서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 공군 참모총장은 미국 국방 매체 디펜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스웨덴의 전투기 제작 사슬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사례였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모총장은 새로 계약한 전투기 연구를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념 연구를 통해 스웨덴에 가장 적합한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와 스웨덴에 합당한 능력에 투자할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방위산업계에서 스웨덴이 유럽의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또는 새로운 파트너와 프로젝트를 진행할지에 대한 추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다음 행보에 대해 아직 결정한 것은 없으며, 적어도 2030년대 초반까지는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웨덴이 선택한 방향이 무엇이든 스웨덴 산업계가 항상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군사 항공우주 선임연구원은 디펜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옵션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유럽에서 또 다른 전투기 프로그램의 출현은 막대한 투자를 수반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작다며 스웨덴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왕립군사연구소(RUSI)의 선임연구원은 스웨덴 정치권이 어떤 길을 선택하든 비교적 작고 효율적인 공기역학적인 기체 설계, 전자전 장비, 신속한 소프트웨어 개량, 유지보수 용이성 등 스웨덴의 전투기에 대한 독특한 접근 방식은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미 국방부 차관, 더 큰 리플리케이터 사업 빠르게 추진하길 원해
미국 국방부의 혁신을 이끄는 캐서린 힉스 국방차관이 두 번째 리플리케이터 구상을 더 크고, 빠르며, 더 많은 예산으로 진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플리케이터 구상은 힉스 차관이 2023년 8월 말 밝힌 것으로 2년 안에 여러 영역에 걸쳐 수천 대의 저렴한 소모성 무인 시스템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리플리케이터 제품으로 선정된 스위치블레이드 600. 에어로바이런먼트


구상을 발표한 8개월 만인 2024년 3월 미 국방부는 첫 번째 리플리케이터 구상의 첫 번째 트렌치를 위한 제품을 선정했다. 처음에는 어떤 제품들이 뽑혔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 국방부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리플리케이터의 첫 번째 트렌치에 여러 전통적 및 비전통적 공급업체의 다양한 크기와 탑재 하중의 무인수상함(USV), 무인항공기시스템 (UAS) 및 대무인항공기시스템 (c-UAS)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육군의 스위치블레이드 600 자폭 드론 구매가 첫 번째 트렌치에 대한 승인을 받았으며, 이 시스템이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효용성을 입증했고, 미군에 추가적인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번째 트렌치의 선정이 빨라진 것에 대해서는 5월 5일 두 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지난 8월 힉스 차관이 구상을 발표한 뒤 2~4년 걸릴 작업을 지난 8개월간 작업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 의회와 국방부 관계자들은 여전히 첫 번째 트렌치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힉스 차관이 이끄는 팀이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춘 두 번째 구상인 리플리케이터 2.0을 계획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국방부 혁신부서(DIU)의 더그 백은 리플리케이터 2.0의 목표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음번에는 더 빨라질 것이며, 더 많은 예산이 지원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리플리케이터를 통해 도입될 무인 시스템과 그 숫자에 대해서는 기밀로 분류돼 추정치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더그 백은 첫 번째 리플리케이터가 수 천대가 될 것이며, 일부는 수만 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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