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목사, 12시간 검찰 조사 후 귀가 "다른 선물도 소상히 설명"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3일 약 12시간여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최 목사는 명품백 이외의 선물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이날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최 목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는 이날 오전 9시18분께 검찰에 출석해 12시간 넘게 조사받은 뒤 오후 9시 42분께 귀가했다.
최 목사는 귀갓길 '직무 관련성에 대한 질문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히 있었다"며 "저는 제가 알고 있는 것, 소회를 충분히 밝히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줬으니 판단하는 건 검찰의 몫"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가 건넨 가방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는 김 여사의 위법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최 목사는 검찰이 명품 가방 외 다른 선물에 대해서도 질문했다면서 "모든 것, 제가 건네준 선물의 의미, 어떻게 전달했으며 왜 전달했는지 그런 것을 다 소상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총 네 차례에 걸쳐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180만원 상당의 샤넬 향수·화장품, 40만원 상당의 양주 등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앞서 김 여사가 금융위원 관련 청탁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부분도 검찰이 조사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사건이 폭로된 뒤 5개월 가까이 한 번도 수사하지 않고 방치 내지 무관심했던 검찰이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하자 보여주기 식, 물타기 식으로 (수사하는) 시늉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저는 언론도 검찰도 믿지는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충분하게 진실을 다 말했다"며 "직무 관련성 여부나 이런 부분은 검찰이 고민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이날 조사에서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과 촬영 영상 원본 등 검찰이 사전에 요구한 증거물은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 목사는 자료를 모두 MBC 소속이던 장인수 기자에게 넘겨 제출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마음껏 취재하고 보도하라고 모든 자료를 넘겨줬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앞서 검찰에 출석하면서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어떤 분인지 알기에 그들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국민들에게 알리려 언더커버(위장 잠입) 형식으로 취재한 것"이라며 "이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가 대통령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화하고 사유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사건을 계기로 영상 폭로를 결심했다면서 김 여사에게 선물을 건넨 이들이 본인 외에도 더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면서 이를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가 공개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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