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도 입주민이었으면"…'맞선 주선' 나선 평당 1억 아파트
평당 1억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 한 신축 아파트에서 미혼 남녀 입주민끼리 만남을 주선하는 모임이 결성돼 화제다. 해당 아파트는 입주민 전용 신용카드 출시, 아파트 이름을 딴 맥주로도 이목을 끈 바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원베일리결혼정보회(원결회)’라는 소모임을 결성해 미혼 입주민을 대상으로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 대상은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 당사자, 입주민 자녀 등 가족이다. 가입비는 10만원, 연회비 30만원이다. 지난 4월 ‘고품격 원베일리 입주민 카페’를 통해 해당 모임을 소개한 원결회 측은 오는 18일 회원들 간 오프라인 만남을 계획 중이다.
원결회는 “원베일리에 거주하고 있는 미혼자녀를 둔 부모님과 만남의 기회에 어려움이 있는 결혼적령기 선남선녀들 당사자 모임”으로 단체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 안으로 좋은 파트너와 만남을 기대하고, 원베일리 거주민의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된다”며 “5월 미혼자녀 당사자 모임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폭넓은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은 오는 18일 아파트 단지에서 1㎞ 떨어진 한 컨벤션 센터에서 모임을 갖는다. 해당 행사에서 입주민들은 코스요리를 즐기며 자신 및 자녀의 관심사 등을 알리는 1분 스피치를 진행한 뒤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올해 초엔 이 아파트의 이름을 딴 신용카드가 출시되기도 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입주민임을 인증해야 발급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 ‘원베일리 홈닉 삼성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또 아파트 상가에 입점한 주류 전문점은 한 수제맥주 업체와 협업해 아파트 이름을 딴 ‘원베일리 맥주’를 판매하기도 했다. 개당 4500원에 판매된 맥주는 출시 직후 입주민들의 큰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특히 아파트가 신분의 척도가 되는 ‘부동산 계급사회’에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를 이뤘다. “어중간한 사람이 이런 거로 급 나눈다. 진짜 재벌, 갑부는 안 저러지”, “천민자본주의의 끝을 보는 것 같다”, “사회가 갈수록 유치해지네” 등의 의견이 그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수준 같다”, “욕은 하지만 솔직히 부럽다” 등 반응도 나왔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전용 46∼234㎡ 총 2990가구로 건설된 래미안 원베일리는 작년 8월 입주를 시작했다. 평당 매매가가 1억원을 넘는 반포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2월 40억원, 지난 3월 40억4000만원, 지난달에는 42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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