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회원국 호주가 항공우주산업 강화하는 이유

유창재 2024. 5. 13. 21: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호주 기초과학 파워②] 우주항공 강소기업 'AMSL Aero-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방문기

[유창재 기자]

 AMSL Aero Pty Ltd가 개발한 '수소동력 수직이착륙' 비행기가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호버링 시험 비행하고 있다.
ⓒ AMSL Aero 제공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회원국인 호주는 2022년 1월 우주군을 창설했다. 우주 패권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 등과 경쟁하는 미국에 공조하기 위해서다. 당시 호주 정부는 10년간 약 70억 호주달러(약 6조 3400억 원)를 투자해서 우주국방력을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호주의 대표적인 우주항공 강소기업을 방문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우주항공 강소기업] '수소연료 수직이착륙 비행기' 제조사 AMSL Aero
 
 맥스 요크(Max York) AMSL Aero 대표가 수소동력 수직이착륙 비행기 시제품 앞에서 회사에 대한 설명하고 있다.
ⓒ 박지혜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NSW) 주정부의 안내로 지난 4월 15일 오전 시드니에서 차로 40분가량 떨어진 뱅그스타운 에어로드럼(Bankstown Aerodrome)에 있는 AMSL Aero Pty Ltd를 방문했다. AMSL Aero는 '수소동력 수직이착륙 비행기'를 만드는 회사다. 

때마침, 이날 언론보도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4월 12일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르(Embraer)의 자회사 이브(Eve)와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KAI는 eVTOL 사업 참여를 통해 미래항공모빌리티(AAV) 분야의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AMSL Aero 방문이 기대됐다. 

AMSL Aero는 다른 수직이착륙 비행기 제작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수소 연료'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꼽았다. 2032년까지 1200대의 수직이착륙 비행기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는 시제품 단계이며, 2027년부터 본제품을 출시할 목표다. 또한 국방과 관련된 비행기도 제작할 예정이다. 단, 국방용 항공기는 동력을 수소연료가 아닌 군에서 요구하는 동력을 이용해 터보엔진으로 제작하게 된다.

6년 전인 2018년은 2명의 엔지니어가 AMSL을 창립한 해다. 같은 해 우연의 일치로 호주 정부는 우주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맞춰 호주우주청(ASA)을 세웠다. 그리고 우주 경제 육성에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접 회사 입구에 마중 나온 맥스 요크(Max York) 대표(총괄경영사장)은 "무엇보다 호주는 넓은 지역적 특징 때문에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미국의 48개 주하고 같은 크기의 호주에는 인구가 불과 2500만 명밖에 되지 않고, 이 인구도 호주의 28개 도시에 퍼져 거주하고 있으며, 3만 명 이상 사는 규모의 도시 중 절반 정도가 항공 서비스가 전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비스 분야는 의료 수송"이라며 "환자를 수송하는 것, 특히 호주는 산불이 많이 나기 때문에 환자 수송이 중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 분야에서는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전투 현장에서 사상자를 데리고 오는데 있어 저희 항공기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AMSL Aero는 인도주의 영역에서 기여하는 것을 강조하며, '수소연료'를 사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 비행기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점 때문에 호주 정부를 비롯해 세계의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펀딩을 받을 수 있었고, 그 규모는 5천만 호주달러 이상이라고 맥스 대표가 설명했다.
 
 AMSL Aero사 엔지니어들이 제작 중인 수소동력 수직이착륙 비행기를 점검하고 있다.
ⓒ 유창재
 
AMSL Aero 비행기의 장점으로 '액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1000킬로미터라는 장거리 운행을 할 수 있다는 것. 일반 전기배터리 비행기의 경우 150~200킬로미터 정도밖에 갈 수 없는데, 수소연료는 10분 안에 재충전하고 3시간가량 비행하고, 또다시 충전하고 비행을 할 수 있어 운행시간의 90~95%를 하늘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비행기의 무게도 화물 500킬로그램 정도 적재하더라도 2톤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다고 한다.

맥스 대표는 "속도는 헬리콥터보다 1.5배 빠르고, 가는 거리도 2배 더 많이 갈 수 있기에 운영비가 헬기에 비해 4분의 1 정보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국 같은 경우는 작은 나라니까 주요 도시들을 다 날아다닐 수 있다"고 부연했다.

AMSL Aero 비행기는 테니스 코트 넓이의 공간이면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일반용인 경우 파일럿 1명에 승객 4명, 의료용은 파일럿과 의사, 환자, 지원해주는 메디컬 보조가 탈 수 있다. 최소로 인도 예정인 회사는 AB에이션 로지틱스라는 호주에서 가장 큰 지역수송 운영사라고도 소개했다.

펀딩 관련해서는 AMSL Aero의 첫 번째 고객 중 한 곳이 호주 육군이라고 한다. 현재 군과 계약을 진행 중이고, 호주 정부로부터는 분야가 다른 3개 항공기 관련 펀딩을 받고 있다. 맥스 대표는 "산불 관련, 재생에너지 펀딩, 호주 정부가 지원하는 발전기술 관련해 펀딩을 받고 있다"면서 "4월 11일 호주 정부가 국방 분야 관련 제작에서 있어 깨끗한 에너지에 펀딩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AMSL Aero는 항공의료, 화물용, 일반 수송(개인 사람수송) 등 3가지로 사용가능한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AMSL Aero의 비행기는 국방용으로 용도 변경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우주항공 강소기업] '우주 서비스'는 우리가...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의 옵티머스(Optimus) 위성이 우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가상 이미지.
ⓒ Space Machines Company 제공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는 2024년 5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 50년 전인 1973년 150억 달러였으며, 다가오는 2040년에는 1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경제 육성의 성과를 잘 보여주는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Space Machines Company)'를 지난 4월 16일 오후 찾았다. 이 회사 역시 딥테크(Deep Tech) 육성기관인 '시카다 이노베이션즈(Cicada Innovations)'를 거친 벤처기업 중 한 곳으로 우주 서비스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테크놀로지 시드니대학(UTS) 테크 랩에 본사가 있는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는 우주에서도 재사용이 가능한 궤도 서비스 위성을 만들고자 한다. 우주에서 활동 중인 위성의 검사·수리를 진행하고, 재급유를 하는 등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다. 지난 3월 5일 미국 서부에서 팰컨9에 실려 발사된 옵티머스(Optimus) 위성에 관련 실증 장비를 탑재해 보내기도 했다. 옵티머스는 호주에서 설계하고 만든 가장 큰 상업용 위성이다.
 
 라자 쿨시레스타(Rajat Kulshrestha)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최고경영자가 우주 서비스 등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창재
 
라자 쿨시레스타(Rajat Kulshrestha)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최고경영자는 "옵티머스는 상업용 위성이 다른 위성을 수리, 재급유, 업그레이드 및 재배치할 수 있는 사업의 가능성을 살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 위성통신 회사가 위성 발사에 실패해서 4억 달러를 손해 봤다. 단지 안테나가 펴지지 않아서였다"면서 "많은 위성통신 기업이 망했고,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만약 누군가 고치고 해결했다면 그 정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에서 2023년 사이 발사된 500킬로그램 이하의 지구 저궤도 위성 중 12%는 발사 당일 우주 쓰레기가 됐다. 가벼운 결함으로 위성 전체가 쓸모없게 된 것을 수리하고, 연료를 공급하면, 위성을 되살리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 엔지니어가 옵티머스 위성에 탑재된 제품에 대해 실제 크기의 위성 모형 앞에서 설명하고 있다.
ⓒ 유창재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우주 쓰레기를 방치한 업체에 처음으로 1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옵티머스 같은 위성이 수명을 다한 위성을 궤도 밖으로 밀어내 처리하면 벌금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 머신 컴퍼니는 위성 서비스를 통해 우주산업을 지속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앞서 살펴본 두 회사의 사례에서 호주의 움직임에 주목할 점은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공동으로 우주국방력 강화를 추진하는데 협력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우주국방력 강화로 우주산업 및 학계의 동반성장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이 실현되고 있었다.
 
 빅토리아 주정부의 스캇 애들링턴(Scott Adlington) 수석 투자매니저(국방·항공우주)가 빅토리아(Victoria) 주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방위와 우주 분야를 소개하고 있다.
ⓒ 유창재
한편, 빅토리아 주정부의 스캇 애들링턴(Scott Adlington) 수석 투자매니저(국방·항공우주)는 지난 4월 19일 한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기존의 전통 산업에서 강점이있다 보니, 첨단 제조업으로 발전하는 발판이 됐다. 그리고 여기에 똑똑한 인재와 항공우주 기업들이 합쳐져  우주국방 분야에서도 강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호주 정부(Government of Western Australia)가 진행하고 있는 우주과학 분야를 소개하는 자료 이미지.
ⓒ Government of Western Australia 제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호주 워클리재단(Walkley Foundation)이 공동 주최한 ‘2024년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