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中왕이 만나 "난관 속에서도 협력해야…얽힌 실타래 푸는 첫걸음 되길"

조태열 장관, 취임 후 첫 방중
외교장관 회의서 "한중 관계 나아가길"

중국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양국 관계에) 난관이 있더라도 이견이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면서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얽혀있는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한중 관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오후 5시)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 부장과 만나 회담을 가지고, "북한의 연이은 도발, 여러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도전 과제에 양국이 직면해 있는 만큼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공동의 도전에도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이 1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오후 5시)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그는 "양국과 양 국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로, 이를 위한 공동의 의지와 신뢰를 다지고 향후 협력 방향을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이번 방중의 큰 목적"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일관된 입장 하에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을 바탕으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향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며 이를 위해 중측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조 장관은 특히 양국의 '공동 노력'을 거듭 언급하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아닌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대외관계를 제로섬 관계로 인식하지 않고 그렇게 관리하지도 않는다.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사안별, 분야별로 균형 감각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년간 심화한 상대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촉구했다. 그는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욱 큰 힘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지난 몇 년간 악화한 양국 국민의 상호 인식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는 역지사지 자세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대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1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오후 5시)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조 장관 맞은편)과 만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베이징 특파원단 공동취재단)

조 장관은 이어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양국 관계 제약 요인을 최소화하고 갈등보다는 협력에 초점을 맞춰 작은 일부터 하나씩 착실하게 성과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오늘 양국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주요 지역 및 국제적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갖고 주요 분야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왕이 부장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이미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정의했고, 이는 상대국과의 관계를 각자의 외교에서 보다 중요한 위치에 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두 나라는 상호 성취의 동반성장을 이뤘고, 지역 평화와 번영에 힘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중 관계가 직면한 어려움과 도전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이는 쌍방의 공동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국이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한국 측이 중국과 함께 양국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견지하며, 호혜 합작 목표를 지킴으로서 방해를 배제하고 서로 마주 보고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서는 "전임자 박진 장관은 저의 좋은 친구이며, 안부를 전해달라"고 박 전 장관을 언급하기도 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