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후 1년내 인허가 못 받으면 '부실 우려'…부동산 PF 칼 뺐다 [Q&A]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책의 핵심은 정리할 사업장은 빨리 정리하고, 살릴 사업장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추가된 PF 대책의 세부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 사업성 평가 어떻게 바뀌었나?
A : ▶평가 대상 확대 ▶평가등급 세분화 ▶평가기준 구체화 ▶사후관리 기준 등 4가지 분야에서 바뀌었다. 우선 평가대상은 토지담보대출이나 채무보증 약정 단계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들 위험도가 다른 PF 대출과 유사하다고 봐서다. 또 그간 금융당국 관리 밖에 있었던 새마을금고도 사업성 평가 대상에 추가했다. 평가 등급도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세분화했다. 이중 ‘부실우려’ 등급은 추가 사업 진행이 곤란한 경우다. 충당금을 기존 35%에서 75%로 높이도록 했다.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 금융사가 사업을 유지하기 보다, 경·공매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업장 정리에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
Q : 부실우려 등급 어떻게 평가하나?
금융당국은 경·공매로 가는 부실우려 사업장을 판단하기 위해 인허가·토지매입·본PF 전환 여부 등으로 기준을 세분화했다. 예를 들어 최초 대출의 만기 후 6개월이 지났는데도 토지 매입을 못했거나, 만기 이후 1년이 지났는데도 사업을 위한 인허가를 완료하지 못하고, 또 인허가를 완료해도 1년 6개월 이상 본 PF로 전환하지 못했다면 사업성 평가에서 부실우려로 분류한다. 본 PF에서 계획 대비 공사 진행도나 분양이 매우 부진하거나 수익구조가 약화하면 역시 부실우려로 평가 등급이 전환된다. 이밖에 대출 만기가 4회 이상 연장하거나 경·공매가 3회 이상 유찰하는 경우도 부실우려 등급을 받는다.
Q : 양호 사업장까지 정리되나?
A : 평가 기준을 강화했지만, 실제 적용은 각 금융사가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해 유연하게 적용한다. 대규모 도시개발사업 같은 특수성이 있는 사업에는 평가 예외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리 대상이 되는 사업장은 연체나 경·공매가 진행됐거나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부실 사업장으로 한정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13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90~95% 정도는 정상 사업장으로 일단 볼 수 있다”면서 “경매나 공매로 나오는 거는 2~3% 정도로 예상한다”고 했다.
Q : 금융·건설사 손실 부담 및 영향은?
A :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PF 부실 관련 금융사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왔기 때문에 건전성 및 추가 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융권 충당금 적립액 총액(새마을금고 포함)이 100조원가량 된다”면서“그거보다는 (신규 충당금 규모는) 굉장히 미미하다”고 했다. 또 저축은행 등 일부 ‘약한 고리’의 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 자본이 높아 큰 우려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건설사 영향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부실 사업장이 정리돼 묶인 자금이 정상·신규 사업장에 투입하면 건설사들도 늘어난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Q : 정상 사업장에 대한 지원책은?
A : 신규 자금인 이른바 ‘뉴머니’ 투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금융사 건전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우선 신규 자금에 대한 건전성 평가는 기존 채권과 분리해 최고 ‘정상’까지 가능하게 한다. 원래는 신규자금도 기존 부실채권과 함께 평가돼 ‘요주의 이하’ 채권으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이 건전성 지표 악화를 우려해 신규 자금 투입을 꺼렸었다. 또 신규자금이 들어가 사업성이 좋아지면 이를 사업장 평가 등급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주요 금융사의 건전성 규제도 한시적으로 푼다. 건전성 기준 때문에 신규 자금 투입을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Q : 뉴머니가 손실 나면 책임은?
A : PF 채권 매각, 신디케이트론 등 자금 공급, 재구조화 및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금융사와 금융사 임직원 책임을 면책할 예정이다.
Q : 바뀐 사업성 평가는 언제 적용하나?
A : 일단 다음달부터 적용한다. 다만 과도한 불안 생기지 않게 연체가 많은 사업장 위주로 단계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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