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반성, 뒤에선 자기 가족 지키라는 대통령"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에 민주당도 조국혁신당도 '격분'... "대통령 절대 안 변해"

[박소희 기자]

▲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임된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 지난해 9월 전주지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4.5.13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각각 겨냥한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창수 검사가 검찰의 핵심 보직,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으로 임명됐다. 총선 민심을 받아들여 국정 운영 기조를 전환하라고 요구해 온 야권은 사실상 '전면전' 선언으로 받아들이며 분노하는 모습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검찰 인사 발표 후 논평을 내고 "이창수 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성남FC 등 야당 탄압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김건희 여사 수사가 본격화하는 이때, 대통령의 심복을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은 기어코 김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라는 시그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게 아니라면 김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송경호 지검장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라며 "이번 인사는 봐주기 인사, 방탄 인사"라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더욱이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에 대한 인권유린, 강압수사, 불법수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대표적인 정치검사"라며 "감찰을 받아야 할 자가 영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장동 사건을 수사 지휘한 고형곤 검사 또한 승진했다"라며 "이번 검찰 인사는 인사의 기준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라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시켜 준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에선 반성을 말하며 뒤로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라고 지시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전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지검장이 지휘해 온 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수사가 가혹하다고 지적했던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역시나, 윤석열 대통령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정치 보복'의 돌격대를 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라며 "곧 있을 검찰총장도 뻔한 사람일 거다. 검찰을 완전히 대통령 측근들 아래 놓고 또 어떤 '생사람'을 잡으려는지 끔찍하고 또 끔찍하다"라고 했다.

배수진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이창수 지검장 내정을 두고 "전 정부와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를 열심히 했고 현 정권에 대해서는 봐주기를 할 인물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라며 "송경호 검사장(현 서울중앙지검장)으로도 부족했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충성 말고는 할 게 없는 인사"라며 "전주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내는 전례 없는 인사를 할 만큼 윤 대통령 마음에 쏙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특히 "이창수의 전주지검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채용 비리 의혹사건을 수사한다며 참고인 가족에게까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불법적 수사를 자행해 왔다"라며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들에 대한 무자비한 압수수색은 기본이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사를 마무리할 듯 말 듯하며 질질 끌더니 인사를 앞두고 무척이나 열을 올리며 수사를 했다"라며 "왜 그랬는지 이제 알겠다. 윤석열 정권이 저물기 전에 한자리해 보겠다는 것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이러한 이창수 지검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며 "이번 인사를 보니 해답은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뿐이라는 것이 다시금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합특검이 아니고서는 김건희 여사 수사는 한 발도 뗄 수 없을 것 같다"라며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참으로 공정하기 그지없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