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생률, 기업에도 위기…출산장려금 1억원 등 파격 지원책 속속 등장

문수정 2024. 5. 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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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저출생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들의 파격적인 지원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주요 대기업들이 육아휴직 기간 확대, 단축근무제 도입, 난입치료 지원 등을 마련했다면 최근엔 중견기업까지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부영그룹에 이어 쌍방울그룹이 출산장려금 1억원 지원책을 발표했고, 콜마홀딩스도 셋째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내놓았다.

13일 콜마홀딩스에 따르면 윤상현 부회장은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서 “첫째와 둘째 출산 시 1000만원, 셋째는 2000만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콜마홀딩스는 올해 초 ‘콜마출산장려팀’을 신설해 출산장려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출산장려책은 지금 이 순간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말해 임직원의 호응을 받았다.

우리나라 지난해 합계출생률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0.6명대 출생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초저출생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지면서 기업들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출생률이 계속 낮아져 인구가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업의 생존 또한 출생률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셈이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2월 5일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다둥이 가족에게 출산장려금 2억원을 증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례 없는 지원책을 가장 먼저 내놓은 기업은 부영이다. 부영그룹은 지난 2월 시무식을 열고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 66명에게 출산장려금 1억원씩 총 70억원을 일시 지급했다.

당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현재 출산율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20년 후 경제생산인구 수 감소와 국방인력 부족과 같은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된다”며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을 도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쌍방울그룹 또한 최대 1억원의 출산장려금 지원책을 내놓았다. 쌍방울은 5년 이상 근속자 가운데 올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경우 첫째 3000만원, 둘째 6000만원, 셋째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누적 지급하기로 했다. 난임부부를 지원하기 위해 초음파, 주사비, 약제비 등도 연간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부영과 쌍방울의 ‘출산장려금 1억원 지급’은 정부 정책으로도 검토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온라인 정책 소통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정부도 출산한 산모나 출생아에게 파격적인 현금을 직접 지원한다면 아이를 적극 낳게 하는 동기 부여가 되겠느냐’는 설문 조사를 했다.

이 설문에서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응답이 62.6%로 ‘되지 않는다’는 응답(37.4%)을 크게 앞섰다. 권익위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정책 수혜자 직접 지원 방안의 효과성을 점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5대 그룹 계열사 등 대기업들도 다양한 출산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삼성·SK·LG·현대자동차·롯데·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은 대부분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보장한다. 법정 육아휴직 기간은 1년이다. 삼성전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시기를 만 12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법정 요건은 만 8세 이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경우로 제한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초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 보육 정원 300명, 건물 연면적 5884㎡(약 1780평) 규모의 ‘4어린이집’을 열었다. ‘4어린이집’ 근처에는 1~3 어린이집이 조성돼 있다. 어린이집 네 곳을 합치면 정원 1200명, 연면적 2만99㎡의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단일 사업장 기준 전국 최대규모다.

지난 3일 경기도 수원시에 문을 연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제4어린이집 전경. 삼성전자 제공


자율근무제나 단축근무제 또는 재택근무제 등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키우는 직원을 대상으로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육아기 주 30시간 단축근무제를 도입했다. 현대차는 육아휴직을 2년 한 뒤 1년 동안 단축근무제를 추가로 쓸 수 있다. 포스코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임직원 출생률 2.05명으로 화제가 됐다. 롯데그룹은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를 도입해 배우자가 출산하면 남성 직원은 1개월간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해야 한다. 육아휴직 첫 달에는 통상임금 100%를 지급한다.

최근에는 셋째 출산 시 카니발 렌트비를 2년간 지원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다자녀 가구는 7인승 이상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반영한 사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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