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 폐지통보 의혹…한가인→조수빈 아나, MC교체 논란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이 윗선의 MC 교체 요구를 거절하자 폐지 통보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한 매체는 KBS 1TV 시사, 예능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이 사측에 무기한 잠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은 사측이 전직 KBS 아나운서 조수빈을 낙하산 MC로 밀어붙이려다 무산되자 방송을 없애기로 했다.
조수빈 아나운서는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위원 등을 지냈다.
13일 성명을 통해 '역사저널 그날' 신동조, 김민정, 최진영, 강민채 PD는 "4월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앞둔 4월25일 저녁 6시30분경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제작진은 "이미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도 끝낸 시점이었다"라며 "첫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을 그때 본부장이 비상식적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녹화는 2주째 연기, 지난 10일 무기한 잠정중단 통보받았다는 설명이다. MC로 섭외된 배우는 한가인이었다.
제작진은 조수빈 아나운서를 언급하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2023년 4월~2023년 9월)이자 백선엽 장군 기념사업회 현직 이사이며 채널A 메인 뉴스 앵커를 거쳐 현재 TV조선 시사프로 MC이다. 또 다수의 정치적 행사에서 진행을 본 이력이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이어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 프로그램이기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녹화가 보류되고 있는 사이, 조수빈 아나운서는 8일 오후 스스로 프로그램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고,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재개하자며 호소했지만 이제원 본부장은 '조직의 기강이 흔들렸으니 그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대며 잠정적 폐지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는 프로그램 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취재 및 제작 종사자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 및 공표해야 한다.
이에 제작진은 이 본부장이 관련 방송법과 편성규약을 위반했다고 전하며 "10년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역사프로그램의 재단장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무책임하게 망가뜨리려 하는 이제원 제작본부장과 책임을 회피하는 박민 사장은 당장 '역사저널 그날' 폐지를 철회하고 정상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관련 이날 KBS 측은 엑스포츠뉴스에 "'역사저널 그날' 폐지 통보는 사실이 아니"라며 "잠정 보류일 뿐이다. 2월 중순 이후로 재정비 중에 있다"라며 입장을 밝히며 반박했다.
이어 "'역사저널 그날'은 다음 시즌 재개를 위해 프로그램 리뉴얼 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형식, 내용, MC/패널 출연자 캐스팅 등 관련해서 의견차이가 있었다. 프로그램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조수빈 소속사 이미지나인컴즈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오늘(13일) 조수빈 씨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돼 입장을 밝힌다"며 "조수빈 씨는 KBS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의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무엇보다 해당 보도에서 조수빈 씨를 ‘낙하산’이라는 표현과 함께 특정시각에 맞춰 편향성과 연결 지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수빈 씨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고, 섭외가 오는 프로젝트에 대해 진심을 다해 성실히 수행해 왔음을 밝힙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강조했다.
KBS 측과 조수빈 측,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이 각각 다른 입장을 내놓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부터 10여 년간 KBS 간판 교양 프로그램이었던 '역사저널 그날'. 지난 2월 455회를 마지막으로 갑작스럽게 종영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그램 시작부터 MC를 맡았던 최원정 아나운서는 "언젠가 오겠지 했는데 끝인사를 하는 날이 오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아나운서는 "2013년부터 10여 년 마주한 455번의 메시지, 그리고 역사의 무게"라고 멘트를 이어가다 끝내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그 무게,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면서 조만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마이크 앞에 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종영에 대한 예고없이 갑작스러운 출연진들의 인사에 여러 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MC교체 요구에 이어 폐지통보 의혹이 더해지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KBS, 조수빈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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