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럽지 못한 시즌, 솔직한 투헬 감독님께 많이 배워" 김민재가 돌아본 바이에른 첫 시즌

김희준 기자 2024. 5. 13. 15:30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김민재가 바이에른뮌헨에서 첫 시즌을 돌아봤다.


13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이 볼프스부르크에 2-0으로 이겼다. 바이에른은 리그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승점 72점으로 3위 슈투트가르트(승점 70)와 격차를 2점으로 유지했다.


김민재가 홈에서 열린 마지막 리그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날 다요 우파메카노와 오랜만에 호흡을 맞춰 75분 동안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평소에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지적받았던 도전적인 수비를 줄이고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끊어내는 데 주력했다. 후방 빌드업에서도 불안 요소를 최대한 없애 패스 성공률 99%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대 공격수 요나스 빈과 경합 2번도 승리하며 바이에른 마지막 홈경기를 무실점으로 장식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으로 마지막 경기 출장은 불투명하다. 김민재는 페널티 지역으로 공이 들어오자 빈을 몸싸움을 무너뜨리고 공을 소유했다. 이후 상황에서 쓰러지는 상대를 피하려다 왼쪽 발목이 약간 접질렸다. 김민재는 공을 터치라인으로 완전히 걷어낸 뒤 경기장에 쓰러졌고, 마타이스 더리흐트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김민재의 발목이 삔 걸 확인했고 즉각적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부상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경기 후 풋볼리스트 유튜브 채널 '뽈리TV'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났는데, 절뚝임 없는 걸음으로 등장했다. 단순 발목 염좌일 경우 회복에 2주에서 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오는 18일에 열리는 호펜하임과 리그 최종전 출장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지만, 6월에 있을 대표팀 경기에는 무난하게 합류할 수 있다.


김민재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도 외국 기자가 영어로 부상에 대해 묻자 "심각하지 않다. 살짝 돌아갔다"며 옅게 미소지었다.


김민재(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경기는 김민재가 올 시즌 바이에른에서 치르는 마지막 홈 경기였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바이에른에 입성해 전반기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지만 후반기에 접어들수록 더리흐트와 신입생 에릭 다이어에게 밀리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투헬 감독이 뒷공간을 내주지 않는 쪽으로 전술적 노선을 변화하면서 저돌적인 수비가 주 무기인 김민재와 상성이 맞지 않게 됐다.


김민재는 "일단 마지막 홈경기를 뛰었고, 다행히 골을 안 먹히고 팀원들과 맞춰서 잘한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시즌이다. 다음 시즌 잘해야 한다"며 이번 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선수로서 어떻게 했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뭐가 필요한지 잘 생각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많은 걸 배웠다. 작년, 재작년, 그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고 그 안에서 배우는 것도 있었지만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큰 실수를 했을 때 배워가는 게 잘하고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 그걸 잘 정리해서 멘탈이 나가기보다는 높은 레벨에 있는 선수로서 이겨내고자 한다"며 단단한 태도를 보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서형권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다면 김민재에게 투헬 감독은 어떤 지도자였을까. 언론에 비춰진 모습으로는 투헬 감독과 김민재가 잘 맞지 않는 듯 보였다. 레알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투헬 감독이 김민재의 수비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게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투헬 감독에게 감사함이 더 많은 듯했다. 투헬 감독과 이별에 대한 질문에 "솔직한 감독님이었다. 많이 배웠다. 밑에 있으면서 전술적인 부분, 수비적인 부분, 구체적으로 어떤 걸 요구했는지 얘기하면 말이 길어질 정도"라고 언급했다. 소통할 시간이 많지 않아도 가끔 안부차 대화했다는 것도 덧붙였다.


김민재는 최근 투헬 감독과 전술적 마찰에 대해 "잘했던 것들만 생각해서 경기장에서 뛰다보니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떤 걸 원하시는지 정확히 알았는데 내가 작년에 잘하던 걸 겸해서 하려다가 생각과 행동이 겹쳐서 확신을 갖고 플레이하지 못했다"며 "내가 축구를 하면서 수비수로서 판단에 확신을 갖고 했던 선수인데 확신을 가지지 못해 멈칫멈칫 했던 것도 있다"고 외부를 탓하기보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숙한 모습으로 임했다.


김민재는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투헬 감독의 의중대로 뛰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냥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려 했다. 홈 마지막 경기였는데 잘 맞춰서 한 것 같다"고 웃었다.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