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쌀 맛있는 이유, '이것' 때문입니다

주간함양 곽영군 2024. 5. 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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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함양 삶의 현장] 함양농협 하늘가애 육묘장 방문기

매월 첫째주, 방방곡곡 진솔한 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체험 함양 삶의 현장'을 연재한다. <주간함양> 곽영군 기자가 함양의 치열한 노동 현장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직업에 대한 정보와 함께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흥미롭게 전하는 연재 코너이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 '함양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자말>

[주간함양 곽영군]

ⓒ 주간함양
 
가정의 달 5월,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경남 함양군 전체가 분주하다. 특히나 이맘때면 벼농사를 위해 모내기가 한창인 시기. 농민들은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벼농사는 쌀과 부산물을 얻기 위해 벼를 재배하는 것으로 농경지에 벼를 기르고 수확, 탈곡하는 단계를 말한다.

한국 벼농사는 이앙재배가 일반적이다. 우량품종의 종자를 구입하여 선종, 침종, 볍씨 소독, 싹틔우기의 과정을 거쳐서 물못자리, 절충못자리 또는 밭못자리에 파종한다. 이앙기(못자리나 육묘상자에서 자란 모를 논에 옮겨 심는 기계)를 이용할 경우 육묘상자에 파종해야 하며 보통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가 적기이다.

이중 육묘는 묘목이나 어린 모를 기르는 것으로 작물을 재배하거나 나무를 심을 때 쓰이는 비교적 어린 시기의 식물체의 모를 기르는 것이다. 이앙기가 급속히 보급되기 전인 70년대 중반까지는 손이앙용 못자리에서 육묘를 했지만 지금은 못자리 육묘는 거의 소멸됐다. 

13만여 육묘상자 생산 가동
 
ⓒ 주간함양
 
이번 체험함양삶의현장은 함양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자동화 벼 육묘공장을 방문하여 양질의 영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함양농협 직원들을 찾았다.

지난 8일 수요일 함양읍 농업기계 임대 사업소 옆에 있는 육묘장에는 농협 직원들이 벼 육묘판을 옮기고 있었다. 함양농협 육묘장은 13만여 육묘상자를 생산 가동할 수 있는 규모로 수입 농산물 개방과 노동력 부족 등 고령화 사회를 겪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체험을 위해 만난 함양농협 벼 육묘담당 배지환 대리가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많이 할 것은 없다. 정성스럽게 키운 육묘를 농민에게 보급할 수 있도록 옮기면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 말을 즉 오늘 체험도 반복노동이라는 이야기다.

육묘장 내부에는 어린 육묘가 일렬로 길게 자리잡고 있었다. 탐스럽게 자란 육묘를 농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간단한 선별과 동시에 여러 칸으로 나뉜 철제 사이로 옮겼다.

"단순하게 옮기는 것이 아닌 성숙하지 못한 육묘는 구분하며 옮기면 된다. 앞뒤, 위아래 꼼꼼히 확인해야 된다."

육묘판이 실려 있는 이동식 진열장을 한 개 끌고 철제 앞에 섰다. 철제에는 총 육묘가 200판정도 들어갈 수 있게 칸 별로 나뉘었다. 하나씩, 하나씩 선별하며 철제 안으로 육묘를 밀어 넣었다. 아래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기분이 꼭 블록 쌓기를 연상케 했다.

성숙한 육묘는 무게부터 다르다. 진열장에 있을 때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직접 손으로 꺼내면 묵지한 무게감이 손목에 전해진다. 또한 애매하게 자란 육묘는 잡는 순간부터 가볍게 느껴진다. 이렇게 성숙하지 못한 육묘는 따로 모아두는 칸으로 이동시켜 충분히 자랄 때까지 남겨준다.

한창 육묘를 옮기고 있는 와중 옆에 있는 농협 직원이 낯익다. 분명히 어디서 봤던 분인데 도통 감을 찾을 수 없다. 조심스레 여쭈니 체험함양삶의현장 11화에 연재된 미곡종합처리장 하늘가애 이수호 소장이다. 

어느덧 200개 육묘판을 다 채우니 지게차 하나가 들어와 육묘판이 실려 있는 철제 전체를 옮기고 빈 철제를 내려놓았다.

"게르마늄이 많이 함유된 땅에서 재배"
 
ⓒ 주간함양
 
벼 육묘장에서는 볍씨를 온탕 소독하여 모판에 볍씨를 담아 싹을 틔운 뒤 물·운도 등, 자동 조절되는 육묘시설에서 육묘를 키워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육묘 기간은 15~20여 일로 10~15cm 정도가 되면 모내기 할 논으로 배달된다.

새로운 철제에 육묘판을 채우고 있던 중 강선욱 함양농협 조합장이 육묘장을 방문했다. 가끔씩 직원들과 함께 육묘판을 옮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강 조합장은 함양 쌀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제가 함양에 거주하고 있고 조합장이라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함양 쌀로 밥을 지으면 윤기부터 남다르다. 특히 찰진 맛이 최고로 지인들에게 한 번 소개하면 두 번, 세 번씩 함양 쌀을 찾는다. 이렇게 함양 쌀이 좋은 이유는 씨앗은 물론이고 게르마늄이 많이 함유된 땅에서 재배되어 맛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강 조합장은 현재 13만 육묘가 생산되는 시설을 더욱 확대하여 농민들에게 보다 품질 좋은 육묘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품질 좋은 육묘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육묘장 부지를 확대하여 농민들에게 좋은 육묘를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현재 사업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농협과 농민의 관계에 대해 "인구소멸로 인해 장기적으로 지역 농협이 농민을 도와 대부분의 농사를 맡아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 발맞춰 관내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영농경영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양질의 우량 육묘 생산 및 공급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주간함양
 
ⓒ 주간함양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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