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정무1비서관 유력…낙선 찐윤들, 줄줄이 용산 간다

박태인 2024. 5. 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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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낙선 및 낙천자 국회의원 오찬'에서 21대 국회 국민의힘 이용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최근 이 의원이 정무1비서관 발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낙천한 이른바 ‘찐윤 인사’들이 용산으로 모이고 있다.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된 데 이어, 경기 하남갑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패배한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정무1비서관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기사를 국민의힘 의원 단톡방에 처음 올렸던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정치권의 ‘회전문 인사’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역대 청와대는 주요 인사 때마다 돌려막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 승진, 혹은 직위를 교대하거나, 내각과 대통령실 사이의 교류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총선 낙선, 혹은 낙천자가 총선 패배 뒤 한 달여만에 대통령실로 복귀한 전례는 드물다.

이원모 현 공직기강비서관의 총선 출마 당시 올린 페이스북 사진. 이원모 페이스북

두 사람 외에도 대통령실엔 다수의 낙선·낙천자가 포진해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은 각각 충남 공주와 경기 김포갑에서 낙선했고, 대구 북구갑에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다 낙천한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은 10일 시민사회수석으로 승진해 돌아왔다. 전 수석의 페이스북엔 ‘제22대 대구 북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전광삼’이라는 소개글이 남아있다. 이원모 비서관의 페이스북 배경 화면도 ‘월드 베스트 처인, 기호 2번 이원모’다. 이들 외에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김장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김명연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정무 2ㆍ3비서관으로 인사 검증을 받는 상태다.

대통령실은 낙선·낙천자들의 기용과 관련해 “총선의 매서운 민심을 직접 느낀 이들인 만큼 국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홍철호 정무수석이 임명될 때만 해도 이같은 주장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시 홍 수석을 소개하며 “개인적 인연이 없지만 당에서 추천을 받았다”고 밝혔을 만큼, 주로 아는 사람을 기용했던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인선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지역 당협위원장은 “정무수석은 대통령과 인연이 없는 인물인데, 정무비서관엔 찐윤이 온다면 누가 윤 대통령의 생각을 대변하는지 헷갈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은 192석의 거대 야당과 남은 3년의 임기를 보내야 하는데, 용산은 강경파 참모들로 채워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낙선·낙천자가 연이어 발탁되다 보니 여권 내에선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부산 수영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발탁설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장 전 최고위원 인사는 대통령실 내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잇따라 최측근 인사를 기용하는 것에 대해 탄핵과 특검 등을 주장하는 거대 야당과의 대치 전선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란 말도 나온다. 자신의 뜻과 의지를 그대로 전달하고 관철할 수 있는 인사들을 곳곳에 배치해 스크럼을 짜려 한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윤 대통령이 기대야 하는 건 믿고 맡길 수 있는 참모가 아니라, 국정 쇄신에 호응하는 국민의 여론뿐”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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