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극장의 폐관과 단관 극장의 난맥, 한국 영화 산업의 현실 보여주다 [D:영화 뷰]

류지윤 2024. 5. 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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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한국의 영화 산업이 탄생하고 성장해 온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다.

대한극장은 1958년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해 미국 영화사 20세기 폭스 설계를 바탕으로 건물을 올리며 충무로 대표 영화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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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 노 모어의 공연장으로 운영

'충무로'는 한국의 영화 산업이 탄생하고 성장해 온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다. 충무로는 한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면서 다수의 영화 제작사, 배급사, 영화관, 배우들의 사무실 등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또한 관객들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충무로를 찾았기 때문에 '충무로'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됐다.

그런 충무로에 위치한 대한극장이 66년 만에 문을 닫는다. 충무로에 남아있던 단 하나의 극장이었다. 지난 달 30일 세기상사는 전자 공시를 통해 대한극장 영업을 오는 9월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대한극장은 1958년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해 미국 영화사 20세기 폭스 설계를 바탕으로 건물을 올리며 충무로 대표 영화관이 됐다. 멀티플렉스와의 경쟁을 위해 2002년 12월 11개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으로 재개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산업이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재편, 관람 패러다임 변화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영업 종료 결정의 이유로 "영화 상영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해소"와 "회사 소유 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 구조 개선"이라고 전했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의 영업을 종료하고, 이머시브 공연인 슬립 노 모어의 공연장으로 운영한다.

이로써 피카디리·단성사 등에 이어 서울의 단관 극장은 이제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극장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2021년 8월 42년의 역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단성사는 2008년 문을 닫았다. 피카디리 극장은 멀티플렉스 직영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의 단관 뿐만 아니라 전국의 단관 극장도 위기에 놓여있다. 최초의 실내 극장으로 130년 역사를 이어온 인천 애관 애관극장이 폐관 위기에 놓여있으며 100년 역사를 지닌 광주극장 역시 어렵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국가등록문화재 지정 및 철거 중단을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 운동에도 불구 철거됐다.

영화계는 한국 영화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의 폐관은 한국 영화계의 연쇄적 퇴보의 예고라며 한탄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한국 영화의 심각한 양극화, 한국 영화의 질적 하락, 이에 따른 관객 외면, OTT 강세 등은 한국 영화계의 위기를 몰고 있다. 여기에 대한극장이라는, 상징적인 공간까지 사라지게 되는 변화 자체가 한국 영화계의 비극을 말해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시네마엠엠을 운영하고 있는 정성우 대표는 "상업적인 부분에서 계속 밀려나고 있는 극장의 현실이 안타깝다.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건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와 관계들까지 가지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로 연결되는 지점이 사라지는 거나 마찬가지지 않나"라며 "하나 둘씩 이런 공간들이 문을 닫는 부분이 상당히 우려스럽다. 이 안타까움을 넘어서 과연 다음 세대가 상업적인 부분에서 소외된 공간을 어떻게 인식을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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