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 베트남…'조정이 기회'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김채은 PD 2024. 5. 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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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채은 PD]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대나무 외교는 단단한 뿌리 위에 유연하게 가지가 휘는 대나무처럼 강대국들 사이에 균형을 잡는 외교 방식을 뜻합니다.

베트남의 외교 전략 중 하나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중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베트남만의 실용적인 외교 방법은 2016년 응우옌 푸쫑 베트남 서기장이 “젓가락부터 무기까지 베트남과 함께 해 온 대나무처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독립적인 외교 노선을 구축하자”는 원칙에서 비롯됐습니다. 이에 오늘은 전세계가 주목하는 신흥국이 된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시장경제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서 중국과 우호국 관계이지만,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빚자, 미국이 그 틈새를 파고들고 있는데요. 현재 베트남을 비롯해 비시장경제로 분류되는 중국, 러시아, 벨라루스 등 12개국은 높은 반덤핑 관세를 내고 있기 때문에, 시장 경제국으로 인정된다면, 지불하고 있는 관세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철강노조와 새우 수산업 분야에서는 중국의 우회 수출 통로를 더 넓힌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2018년 미국의 수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이나 멕시코 등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그 규모는 4년 사이 2배로 증가했습니다.

베트남은 프랑스와도 새로운 관계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얼마전 열렸던 ‘디엔비엔푸 전투 승리 70주년 기념식’에 당시 패전국이었던 프랑스의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과 미랄레스 보훈부 장관이 참석해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가 결성한 오커스와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함께 하는 쿼드 등 서방 국가들의 안보 동맹에서 제외되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신흥국으로 떠오르는 베트남과 밀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프랑스 대표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유럽연합과 베트남 간 추진 중인 투자보호협정과 함께 베트남 수산물의 수출과 관련해서도 논의했습니다.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전략은 한반도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적국이었던 우리나라와 미국과 중국에 이은 3대 교역국으로 함께 하며, 지난해 약 800억 달러의 교역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북한과도 꾸준히 교류하며 우방국으로서의 관계를 유지하는 중입니다.

그럼 베트남의 경제 전망은 어떨지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올해 1분기 베트남의 증시는 13.6% 상승하면서,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하락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조정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5.66%를 보이면서 지난 분기보다는 소폭 낮지만,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에서 6%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경제 성장률에 기여했습니다. 또 수출과 수입은 각각 17%, 14% 증가하면서, 1분기 무역수지 흑자도 약 11조 원에 달하며 경제 성장 여력을 증명했습니다. 베트남 내 외국인 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과 홍콩이 침체에 빠지자, 우리나라를 비롯해 베트남과 인도가 부동산 산업에서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특히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들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법인세율의 혜택을 제공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애플의 팀쿡 CEO가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공급망 지출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애플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베트남 공급망에 주력하며, 이에 대한 연간 지출을 2배 이상 늘리고 있습니다.

삼성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로서,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에 반도체와 카메라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추가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정부에서는 주식 거래자의 개인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주가 조작 사례를 파악하는 등, 주가 하락의 위험을 감수하고 정확한 주식 거래를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베트남 증권사들은 온라인 고객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주식시장 발전 전략’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목표액을 제시하고 2025년까지 이머징 마켓으로 격상하는 것을 목표로 잡아, 세계에서 다양한 투자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베트남이 신흥국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자, 국내에서도 베트남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베트남 투자자 순매수 TOP3에는 어떤 종목이 있는지 짚어볼 텐데요. 그 중에서 1위에 등극한 ‘킴 그로스 VN30’ ETF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IT업체 FPT, 테크콤 은행 등 호찌민 증시에 상장된 30개의 대형주를 담고 있습니다. 올해 수익률은 12.8%를 기록 중입니다. 이어서 2위를 차지한 모바일 월드는 베트남의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입니다. 지난해부터 비용 절약에 나서면서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배 증가한 1천 291억원에 이를 전망이라 베트남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3위에 이름을 올린 비나밀크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유제품 기업인데요. 생산 공정에 최신 자동화 기술을 적용시켜 생산량을 극대화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역대 최대치로 제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1억에 가까운 인구를 보유하면서 중위 연령은 32세로, 생산 가능인구 또한 전체 인구의 70%에 달하는 유망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 비율도 재작년 기준으로 40%를 뛰어 넘고 2030년에는 75%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리적으로도 동남아시아 중심에 위치하면서 긴 해안선은 수출입으로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니, 전도유망한 베트남 시장을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김채은 PD c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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