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中 수입차 125%, 배터리 등 부품 50% 관세 인상’ 추진
미국 의회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자동차에 125% 관세를, 배터리·태양광·풍력 에너지 부품에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 부과 발표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의회가 더 강력한 대중국 통상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자레드 골든 하원의원은 지난 10일 중국 재생 에너지 제품과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법안 2건을 발의했다.
골든 의원은 “미국은 수출보다 훨씬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는 우리 미래를 위협하고 경쟁국의 생산 능력에 의존하게 만드는 무역 불균형”이라며 “중국 녹색 에너지 기술과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은 우리 산업 기반과 미래를 탄탄하게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가칭 ‘중국으로부터의 에너지 독립 선언법’과 ‘중국으로부터 미국 자동차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이다.
대중국 에너지독립법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배터리 부품과 태양 에너지 및 풍력 에너지 부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배터리 셀과 모듈, 태양광 셀과 모듈 등 구성품이 모두 포함된다. 관세는 5년마다 추가로 5%씩 인상돼 최종 50%까지 오른다. 고율 관세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중국 법인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국이 통제권을 행사는 외국 법인 제품에 모두 적용된다.
법안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5년 동안 중국의 배터리,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부문에 산업 보조금을 제공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보고서도 의회에 제출토록 요구했다.
대중국 자동차 관세 법안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기본세율을 현행 25%에서 125%로 5배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역시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제조하는 모든 수입차에 적용된다. 중국 제조업체가 멕시코 등 해외에서 제조하는 자동차에도 같은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골든 의원은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섰고, 전기차와 부품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중국 청정에너지 제품이 과잉 공급되면서 미국 국내 에너지 부문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공화당 소속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법안과 같은 내용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초당적으로 대중국 관세 인상 법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4일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인상하는 등 중국산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영향은 국내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최근 발표한 ‘무역 정책 변화가 전기차 부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글로벌 관세 20% 인상 시 미국(13.6%)과 한국(10.0%)의 수출이 크게 늘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7.8%)과 일본(4.6%)도 수출 증가 효과를 얻는다. 반면 중국 수출은 미국 62.9%, 한국 60.2%, 일본 59.6%, EU 53.4% 등 순으로 감소한다.
보고서는 중국산 전기차 부품 관세가 20% 오르면 중국 수출이 23.9%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EU(43.8%), 한국(37.9%), 일본(23.1%), 미국(22.1%)의 부품 생산은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대중국 전기차 부품 관세가 각국의 전기차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달랐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전기차 생산이 각각 2.7%, 1.9% 증가하지만, 한국과 EU에서는 각각 4.1%, 11.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가 부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최종적으로 한국(20.0%), 일본(19.3%), 미국(18.0%), EU(13.5%)에 대한 중국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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