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초단타’ 외국인 늘었다… “금융당국 견해 필요”

심희정 2024. 5. 1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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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초단타' 매매를 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논문은 "외국인의 주도세력이 거래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을 근거로 외국인 주도세력이 교체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상위 10위 계좌들이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감소한 점을 볼 때 가치투자자에서 HFT(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투자자로 주도세력이 변경됐다면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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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투자, 소수 우량주→다수 종목
“美 등 고빈도매매 규제 피해온 듯”


국내 증시에서 ‘초단타’ 매매를 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은 지금까지 소수의 우량주를 매수하고 장기 보유하는 ‘가치투자자’로 여겨졌는데, 코로나19 시기를 지나오면서 투자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12일 한국증권학회지에 따르면 우민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 팀장과 엄윤성 한성대 교수는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 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으로’라는 논문을 실었다. 논문은 2005~2022년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외국인의 매매내역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거래대금 상위 10위 이내의 외국인들은 소수 우량주를 집중 투자하는 방식에서 다수 종목을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2005~2011년과는 달리 2012년 이후 거래 종목 수가 1000개 이상인 계좌가 거래대금 상위에 있었고, 해가 갈수록 종목 수가 많은 계좌의 거래대금 순위가 높아졌다.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도 세력이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로 옮겨갔다는 의미다.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가 거래한 종목의 시가총액도 과거보다 최근 들어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2005~2008년에는 상위 10개 외국인 계좌가 거래한 종목의 시총이 8조7125억원에 달했지만 2020~2022년에는 2조2231억원으로 줄었다.

논문은 “외국인의 주도세력이 거래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을 근거로 외국인 주도세력이 교체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상위 10위 계좌들이 거래한 종목 수가 소수 우량주에서 다수 종목으로 확장됐고, 거래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급격하게 감소한 점을 볼 때 가치투자자에서 HFT(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투자자로 주도세력이 변경됐다면 나타날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이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는 이유로는 미국과 유럽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점이 꼽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미국의 헤지펀드 시타델의 계열사 시타델증권이 고빈도 매매로 국내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판단해 과징금 118억8000만원을 매겼다. 시타델증권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하루 평균 1422개 종목에 대해 5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은 “규제 차익거래를 위해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동해 외국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에 대한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견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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