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 1100조 돌파, 코로나 이후 51% 급증…대출자 절반 ‘다중 채무’

오효정 2024. 5. 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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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빚

자영업자가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금이 1100조원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4년 사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 평가정보가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말 기준 335만9590명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1112조7400억원의 금융회사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2월 말 대출자(209만7221명)·대출금액(738조600억원)과 비교하면 4년 3개월 사이 대출자는 60%, 대출금액은 51% 늘었다.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자가 가진 대출 규모도 올 1분기 말 기준 31조3000억원으로 2019년 말(15조6200억원)에 비해 2배로 불었다.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취약성이 높은 다중채무자도 증가세다. 올 1분기 말 기준 172만7351명으로 집계됐는데, 2019년 말(106만6841명)에 비해 62% 늘었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는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의 51.4%를 차지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 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대출자)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저금리로 받았던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고금리 상황을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해 9월 말 종료된 영향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영업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빚이 불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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