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부지 다 팔아 마련한 실탄으로…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4. 5. 12.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조원짜리 프로젝트 센터필드는 지금 4조원이 됐는데 4조원 주고 사들인 G마켓·옥션은 지금 1조원이나 되나?” “한국에서 유통업은 결국 부동산업인데 성수·마곡·가양 등 알짜 부지 다 팔아 마련한 실탄으로 이미 약발이 떨어졌던 이베이를 비싸게 사들인 결과는 승자의 저주다.” “신상필벌한다면서 심심하면 인사인데 벌이 진짜로 갈 사람은 따로 있다.”

요즘 신세계그룹 내부에서 돌고 있는 자조 섞인 한탄이랍니다.

기자 시절 잘 썼던 표현이 있습니다. “시계추를 되돌려보자.” 오랜만에 이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자~ 시계추를 되돌려봅시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당시 부회장)은 2019년 10월 이마트 수장 자리에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인 강희석 대표를 앉힙니다. 이마트 창립 이래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 영입이었죠. 이마트는 오래도록 베인앤드컴퍼니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었고 강 대표는 10여년간 이마트 담당이었다죠. 2019년 2분기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자마자 정 회장이 강 대표를 턱 데려왔으니, 신세계 안팎에서 다들 입을 벌리고 쳐다봤겠죠. 그뿐인가요. 그해 10월 정기 인사에서 강 대표는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 대표도 겸직하게 됩니다. 오프라인·온라인을 총괄하게 된 강 대표는 이후 ‘정용진의 남자’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그 강 대표가 이마트에 와서 한 가장 큰 일이 2021년 6월 4조원에 G마켓·옥션을 사들인 일입니다. G마켓·옥션과 SSG를 합쳐 시너지를 냄으로써 SSG를 쿠팡을 뛰어넘는 국내 최고 온라인 쇼핑몰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었죠. 그리고 2년 3개월여가 지난 2023년 9월, 신세계그룹은 그룹 창사 이래 가장 큰 폭의 임원 인사를 단행합니다. 평소보다 빠른 갑작스러운 인사에서 2026년 3월까지 임기였던 강 대표는 갑자기 경질됐고, 대신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당시 회장) 직속 조직인 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부상했습니다.

신세계의 G마켓·옥션 스캔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2023년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해 그룹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키겠다”는 장밋빛 전망이 무색하게, 지난해 SSG닷컴 매출은 1조6784억원, 영업적자 10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뿐인가요. SSG를 키워보겠다며 사모펀드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1조원은 ‘5년 내 SSG닷컴 거래액이 5조1600억원을 넘지 못하거나 복수의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가능 의견서를 받지 못하면 1조원을 돌려준다’는 풋옵션 조항에 걸려 그러잖아도 사면초가인 신세계그룹을 더욱 코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신세계가 ‘1조원 풋옵션’ 문제를 잘 일단락 지을 수 있을까요? 스페셜리포트(p.46~50)에서 더 자세한 내용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수도권 전세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전세 수요가 매매로 옮겨가 머지않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심상찮은 전세대란 현장도 들여다봤습니다(p.22~32).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9호 (2024.05.15~2024.05.21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