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과 관음의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한 단계 진화한 변요한과 신혜선

임세정 2024. 5. 1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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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는 다른 사람을 훔쳐보는 게 취미다.

신혜선은 "소라가 관객들에게 동정받고 이해받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시나리오에도 인물이 충분히 가증스럽게 묘사됐지만 표현할 때 그런 면을 더 극대화하려고 했다"며 "굳이 비교하자면 이전에 맡은 역할들은 호감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인물이었는데 한소라는 완전히 반대로 접근해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과정이 오히려 재미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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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김세휘 감독 입봉作
요즘 관객 관심 끄는 소재와 인상적인 결말
배우 신혜선.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나쁜 짓은 절대 안 해요.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는 다른 사람을 훔쳐보는 게 취미다. 고객들이 맡겨놓은 열쇠를 가지고 남의 집을 아무렇지 않게 드나들며 망가진 집기를 고쳐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소라(신혜선)는 온라인 상에서 선망받는 인플루언서다. 편의점 소시지를 먹으면서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 한소라가 구정태의 눈에 들어오고, 관찰이 시작된다. 부동산을 찾은 한소라로부터 집 열쇠도 받게 된다. 어느날 한소라의 집에 들어간 구정태는 소파에 죽은 채 늘어져 있는 그녀를 목격한다.

배우 변요한. 콘텐츠지오 제공

오는 15일 개봉하는 ‘그녀가 죽었다’는 살인사건으로 얽혀버린 두 사람과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 오영주(이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물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을 관음증자와 관심종자로 내세운 독특한 설정,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SNS 세계와 타인의 시선이라는 소재, 인물들을 있는대로 궁지로 내몬 뒤 관객들에게 서늘한 질문을 던지는 결말이 인상적이다. 신인 감독 김세휘의 대담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이 눈길을 끈다.

코미디와 스릴러를 오가는 변요한과 신혜선의 연기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두 배우는 각자의 필모그래피 사상 ‘역대급 비호감’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 포스터. 콘텐츠지오 제공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변요한은 “무모할 수 있지만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의 구성이나 캐릭터가 연기하기에 까다롭고 어려웠지만 즐겁게 촬영했다”며 “변태적인 인물을 연기해보면서 배우로서 껍질이 한 번 벗겨진 느낌”이라고 했다.

변요한은 “배우로서 나를 확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끝내면 나는 어떤 사람이 돼 있을지 궁금했다”며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늘 캐릭터를 연구하지만 나 스스로가 변하지 않으면 어떤 인물을 표현해내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구정태는 복잡성을 가진 인물이다. 사회적인 평판을 중요시하고 나름의 휴머니즘을 가지고 선행을 베풀면서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저지르는 범죄는 인식하지 못한다.

변요한은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고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 하는 두 인물의 모습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내게 생각할 거리를 줬다”며 “내가 품었던 딜레마가 인물에 묻어나고 표현된다면 관객들에게도 조금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을까, 그게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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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삼달리’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등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에서 사랑스런 캐릭터를 선보여 온 신혜선은 자기 연민에 빠져 거짓된 삶을 살고 잘못된 행위까지 정당화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신혜선은 “소라가 관객들에게 동정받고 이해받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시나리오에도 인물이 충분히 가증스럽게 묘사됐지만 표현할 때 그런 면을 더 극대화하려고 했다”며 “굳이 비교하자면 이전에 맡은 역할들은 호감을 불러일으켜야 하는 인물이었는데 한소라는 완전히 반대로 접근해야 하는 인물이라 연기하는 과정이 오히려 재미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 스틸사진. 콘텐츠지오 제공

이어 “내가 하는 연기를 많이 봐 왔지만 이번 작품에서 처음 느껴지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녀가 죽었다’는 나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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