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데어', 나를 찾아온 신호 [D:쇼트 시네마(75)]

류지윤 2024. 5. 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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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그 때부터 선주는 자신에게 들리는 신호 같은 소리, 깜빡거리는 것들에서 아이의 존재를 느낀다.

시간이 지나도 아이를 잃은 슬픔에 일상이 여백으로 가득한 엄마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점도 영화의 몰입감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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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욱 감독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선주(전수지 분)가 사랑하는 딸 윤아를 잃은 날 전국은 인공위성 하늘호 이야기로 흥분돼 있다. 윤아가 떠난 뒤 5년 후 선주는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상실감은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다.

겨우 살아가고 있던 일상에 세상은 하늘호에 이은 한빛호 이야기로 시끄럽다. 한빛호 뉴스가 이곳 저곳에서 흘러나올 때면 선주는 딸이 떠난 그날의 슬픔과 그리움에 공허해진다.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에 간 선주는 4~5년 전부터 들리던 이명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마치 무슨 신호 같은 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왔는데 최근에 더욱 심해졌다. 단순히 환청이라고 생각한 선주는 우주를 다룬 TV를 보게 된다. TV 프로그램에서는 우리의 몸은 별의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설명한다. 내레이션은 인류의 우주를 가기 위한 시도는, 우주에서 왔기에 우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일까라고 질문한다.

선주는 TV 프로그램에서 우주복을 입은 윤아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며 신호를 보내는 환상을 보게 된다. 그 때부터 선주는 자신에게 들리는 신호 같은 소리, 깜빡거리는 것들에서 아이의 존재를 느낀다.

영화는 시작부터 인상 깊다.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선주의 울음 소리와 함께 인공위성 하늘호가 성공적으로 우주로 떠나 환호하는 소리가 겹쳐지면서 짧은 오프닝에서 많은 걸 보여줬다.

시간이 지나도 아이를 잃은 슬픔에 일상이 여백으로 가득한 엄마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점도 영화의 몰입감을 올린다.

깜빡거리는 불빛, 일정한 기계 소리 같은 환청 등이 우주에서 보내는 신호라고 설정한 것이 참신하다.사랑하는 아이가 어딘가에서 자신을 향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선주의 간절함이 소중한 이를 잃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감정은 절망과 체념 등으로 깊지만 영화의 톤 앤 매너가 그리 무겁지는 않다. 또한 기어코 차갑고 무의미한 세상에서 사소하지만, 살아갈 희망을 건져올리는 정은욱 감독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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