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분장" 퇴학당한 학생들, 13억 배상받는다…이유 보니
흑인 분장을 했다며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겨 100만 달러(약 13억7250만원)의 배상금을 받는다.
12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산타클라라 카운티 배심원단은 마운틴뷰의 명문 사립 세인트 프랜시스 고등학교가 2020년 인종차별을 이유로 학생 3명을 퇴학시키기 전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한 학생 측 손을 들어줬다.
소송에 참여한 2명의 학생은 학교로부터 각각 50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고, 총 7만 달러(약 9608만원)에 이르는 등록금도 돌려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2017년 8월 눈꺼풀과 입술 등을 포함한 얼굴 모든 부분에 어두운 색의 제품을 바르고 사진을 찍었다.
해당 사진은 ‘블랙페이스’로 흑인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블랙페이스는 흑인을 흉내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으로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들어있다.
해당 사진은 촬영한 지 3년이 지난 2020년 문제가 됐으며, 당시는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였다.
학생들은 녹색 여드름용 마스크팩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실제 해당 제품이 여드름 치료를 위한 팩이었음을 증명했다.
퇴학 당시 이들은 “처음 발랐을 때는 연한 녹색이었다가 점점 짙은 녹색으로 변했다”고 해명했지만 학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퇴학 결정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학생이 퇴학 당시 제대로 해명할 기회를 받지 못했고, 학교는 증거를 충분히 고려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봤다.
학교 측은 성명을 통해 “징계 과정의 공정성과 관련한 배심원단의 결론에 정중하게 반대한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학생과 학부모는 2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며, 표현의 자유 침해, 명예훼손 등을 함께 주장하기도 했으나 배심원단은 이를 기각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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