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맥주'로 촉발된 오해… 젖산균이 문제? [주방 속 과학]

이슬비 기자 2024. 5.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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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3월 13일, 25일 그리고 4월 3일, 17일 강원 공장 생산 필라이트 후레쉬 355㎖ 캔을 리콜한다며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3월 13일, 25일에 생산한 일부 제품에서 마치 콧물같이 찐득한 점액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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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3월 13일, 25일 그리고 4월 3일, 17일 강원 공장 생산 필라이트 후레쉬 355㎖ 캔을 리콜한다며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3월 13일, 25일에 생산한 일부 제품에서 마치 콧물같이 찐득한 점액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젖산균(유산균)이 원인이며, 다당류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결합하며 발생한 것으로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지난 2009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오비맥주 캔맥주에서 혼탁, 끈적임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폭증했는데, 알고 보니 '페디오코커 젖산' 유입이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대체 유산균이 뭐길래, 맥주를 망치는 걸까?

◇젖산균 이용한 사우어 맥주도 있어
놀랍게도 일부로 유산균을 넣는 맥주도 있다. 바로 '맥덕(맥주 덕후)의 종착역'이라고 불리는 사우어 비어(Sour Beer)다. 독일, 벨기에 등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름대로 시큼한 맛이 특징이다. 효모만 들어가는 일반 맥주와 달리 효모와 락토바실러스 종 등 유산균이 함께 첨가돼 '발효' 과정을 거친다. 유산균이 맥주 속 당 등 영양소를 이용해 젖산, 초산 등을 생성한다. 김치, 요거트의 신맛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발효 후에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오크통에서 추가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쳐, 일반 맥주보다 희소하고 가격도 비싸다. 사우어 비어는 어떤 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스타우트 젖산을 활용하기도 하고 자연에서 얻어지는 여러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사우어 비어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가선 '아메리칸 와일드 에일'이라는 스타일로 불리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 유산균을 첨가한 토종 사우어 비어가 생산되고 있다.

◇필라이트 사태 원인, '젖산균' 보단 '오염'으로 봐야
다만, 이번 필라이트 사태에선 원인을 '젖산균'으로 특정해 보기보단 여러 미생물 '오염'으로 봐야 한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하상도 교수는 "유산균을 의도적으로 넣은 게 아니고, 점액질이 형성된 맥주에 무슨 균이 들어갔나 봤더니 유산균이 발견됐다면 다른 균도 함께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산균은 자연에 매우 널리 퍼져있는 균으로, 대변을 통해서도 전파된다"고 했다. 맥주는 멸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맥주 내부에서는 아예 세균이 발견되면 안 된다. 하상도 교수는 "대부분 균에는 단백질 응고 효소가 있다"며 "유산균을 비롯해 여러 균이 맥주 속 소량의 영양성분을 응고하면서 점액질이 형성된 것"이라고 했다. 아직 어디서 오염된 것인지는 특정되지 않았다. 하 교수는 "정교하고 위생적인 시설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중간에 오염됐기보단 공정 중 살균 온도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해 원료 속 균이 살아있는 채로 맥주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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